“로드먼 방북, 이건 아니다”… 농구계 등 거센 비판여론
입력 2014-01-09 03:35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52)의 북한 방문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NBA와 프로농구은퇴선수협회(NBRPA) 등 미국 농구계가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가족은 분노를 드러냈다.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는 성명에서 “스포츠는 많은 경우 문화적 차이에 다리를 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로드먼의 방북)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턴은 NBA가 로드먼의 방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NBRPA는 전날 긴급이사회를 열고 로드먼이 주도하는 미·북 친선 농구경기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로드먼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1월 8일)을 맞아 친선 농구경기를 하겠다며 NBA 출신 동료 12명을 데리고 6일 방북했다. AP통신은 이날 평양 체육관에서 로드먼과 동료들이 북한 선수들과의 친선 경기 직전 김 제1비서 앞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로드먼은 “최고의 친구 김정은에게 바친다”며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비서는 부인 이설주와 함께 특별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으며 경기장에는 부부 동반한 고위급 관리 등 1만4000명이 자리했다.
앞서 로드먼은 평양에서 영상통화를 이용한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항상 내가 하는 걸 무시하는데 이상한 일”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쿠오모가 케네스 배 석방 얘기를 꺼내자 “케네스 배가 이 나라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안다면 (북한을) 이해할 것”이라고 북한 당국을 두둔하며 설전을 벌였다.
케네스 배의 누나 테리 정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먼의 인터뷰를 보고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로드먼은 지적능력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며 “작은 충고를 하자면 빨리 집(미국)에 돌아왔으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