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감동시킨 프란치스코 교황 인기 비결은 섬김”

입력 2014-01-09 02:13

블룸버그통신은 8일 “아동 성추행 스캔들과 재산 의혹으로 위기에 빠졌던 가톨릭이 프란치스코 교황 덕분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교황이 교회의 방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연말 올해의 인물로 그를 꼽았고, 경제지 포브스는 기업 경영자가 교황에게 배워야 할 점을 분석한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영국 BBC는 “전임 교황들과 달리 격식을 차리지 않고 대중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점”이 그의 인기 비결이라고 꼽았다.

교황이 어디에 전화를 걸었고 누구와 식사를 했는지까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황 취임 이후 바티칸 방문객이 3배나 늘었다는 집계도 있다. 교황의 인기는 일부 교회와 기관들이 혼란과 분열을 거듭하며 사회에서도 지탄 받고 있는 한국의 현실과 대비된다.

교황의 생활지침에는 ‘가난한 사람을 찾아간다’ ‘반대자도 친절하게 대한다’ ‘남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교황은 고위직 사제의 존칭을 없애고 장애 어린이를 자신 곁으로 불러 입을 맞추는가 하면, 피부병을 앓고 있는 사내를 가슴으로 껴안았다. 이슬람교도의 발을 손수 씻기며 발에 입을 맞추고, 밤에 로마 거리로 나가 노숙인들을 만났다. 교황 전용의 화려한 숙소와 값비싼 방탄 차량을 마다하고 소박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다른 사제들과 함께 셔틀버스나 중고차를 타는 모습도 감동을 줬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바티칸은 비밀스런 재산관리와 고위 사제들의 도덕성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그가 첫 강론에서 “가난한 사람의 교회가 돼야 한다”고 선언하고, 지난해 11월 발표한 권고문에서 “교회가 손에 흙을 묻히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며 적극적 현실참여를 표방한 것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