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정용] 防産 수출 지속 가능하려면
입력 2014-01-09 02:13
지난해 방산 수출액이 계약 기준으로 30억 달러를 넘어서 최대 방산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2011년 2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 불과 2년 만이다. 전 세계적 재정위기로 말미암은 선진국의 국방비 삭감,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해외 진출 강화로 인한 경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함정과 항공기 분야 수출이 눈부시다. 2011년에 10억8000만 달러의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로 함정 분야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작년과 올해에도 영국 노르웨이 태국 등과 함정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분야도 KT-1 기본훈련기의 인도네시아 터키 페루 수출 및 T-50 고등훈련기의 인도네시아 수출에 이어 올해 11억 달러의 이라크 FA-50 수출 성사로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게 됐다. 외국의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대한 우호적 시선 및 방산협력 희망 국가 증가,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전개로 힘을 받은 우리의 방산 수출은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밝다.
수출액만 보면 우리나라 산업의 한 해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방산 수출은 이의 1%에도 미치지 않는 작은 수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산 수출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주요 방산 수출국인 터키와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 방산협력 강화는 국가 간 안보·외교·경제적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조만간 이뤄질 이라크 FA-50의 후속 군수지원 계약액이 항공기 자체 계약액에 못지않은 것을 보면 방산 수출은 장기간 우리 방위산업의 안정적인 성장 및 국가 간 지속적인 협력관계 강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올해에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며, 방산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31개국인 방산 군수협정 체결 국가를 2017년까지 40개국으로 확대하고, 무기체계 구매 소요가 있는 국가에서 현지 설명회를 적극 개최하는 등 다양한 국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핵심 부품 국산화 지원 예산을 증액하고, 핵심 부품 수출촉진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핵심 부품 위주로 수출 품목 다양화를 지원하고자 한다. 특히 수출 품목 다양화의 중심이요, 창조경제의 주역인 방산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방산 강소기업 육성 사업을 시행하고 수출인력 양성,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정부 품질인증 등으로 방산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겪는 애로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일본이 무기수출 3원칙을 폐기하고 국제 방산시장에 뛰어들려 하고 있고, 중국은 세계 5위의 방산 수출 강국으로 부상하는 등 국제 방산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는 우리가 금년도 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 결코 안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라크 FA-50 수출로 인한 경제 효과가 4조3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3만6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방산 수출 확대의 고삐를 다잡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방산 수출 증가세가 고무적이기는 하나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을 위해서는 민·관·군의 총체적 협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갑오년, 청말띠의 해라고 한다. 방산 수출도 한번 더 도약하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정용 방위사업청 방산진흥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