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최현수] 왜 아프리카 인가
입력 2014-01-09 02:13
올해도 중국의 아프리카 구애(求愛)는 여전하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신년 벽두인 6일 에티오피아, 지부티,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짐을 꾸렸다. 중국 외교부장이 신년 초 아프리카를 찾는 일은 1991년에 시작돼 벌써 24년간 지속돼 오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들이는 것은 자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석유와 천연가스, 각종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경제력을 뒷받침해줄 자원의 보고로 아프리카를 점찍었다. 2007년 취재차 콩고민주공화국에 갔을 때 조그만 해변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큰 체육관이 지어져 있어 놀랐다. 중국이 세워준 것이었다. 현대식 병원도 역시 중국이 지어줬다. 그 마을 촌장은 중국이 이런 시설을 지어주고, 광산은 물론 목재공장까지 헐값에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다. 소련의 영향을 받았던 국가들 가운데는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하거나 반미성향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 1994년 방문했던 소말리아에서도 곳곳에서 소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북한이 기증했다는 낡은 학교건물도 있었다. ‘신형(新型)대국관계’를 주장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이들 국가의 전략적 가치를 놓칠 리 없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배후 지원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아프리카에 정성을 쏟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코트디부아르, 모잠비크, 에티오피아를 선택했다. 지난해 일본은 아프리카 51개국 정상들과 대표들을 초청해 향후 5년간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일본이 아프리카를 챙기는 첫 번째 이유도 자원 확보이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는 일본의 자원외교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할 필요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는 관심권 밖의 나라이다. 종족분규가 만연하고 동물의 왕국이 유지되고 있는 곳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의 전략적인 가치에 주목하는 시각은 좀체로 만나볼 수 없다. 지난해 4월 공병이 주를 이룬 한빛부대가 유엔평화유지군(PKO) 일원으로 파병됐지만 남수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정도다. 남수단 내전 격화로 12월 말 한빛부대가 자체방호를 위해 일본자위대에 총탄을 빌리는 사건이 논란이 된 뒤에야 관심을 끌었다.
오랜 기간 지구촌의 ‘주변지역’이었던 아프리카는 종족 분규와 혹독한 자연재해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셈이 빠른 국가들이 군침을 흘릴 만큼 변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석유매장량,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광물자원의 3분의 1이 매장돼 있는 아프리카가 최근 이들 자원의 가격급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2007년 이후 연평균 5.7%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성장률인 2.7%를 넘어섰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이다. 자신들과 비슷한 형편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한 한국을 모범적인 모델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주는 중압감도 없다. 이들은 중국과 일본의 물량공세를 반기지만 두 강대국이 휘두를 영향력에는 우려를 갖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안보분야에서 한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은 우리군의 교육체계, 무기체계에 관심이 많다. C-130 수송기나 카모프 헬기를 보유한 국가들은 한국에 항공기정비센터 건설이나 노하우 전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우리 군의 경험과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인 셈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군도 아프리카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올해도 중국의 아프리카 구애(求愛)는 여전하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신년 벽두인 6일 에티오피아, 지부티,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짐을 꾸렸다. 중국 외교부장이 신년 초 아프리카를 찾는 일은 1991년에 시작돼 벌써 24년간 지속돼 오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들이는 것은 자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석유와 천연가스, 각종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경제력을 뒷받침해줄 자원의 보고로 아프리카를 점찍었다. 2007년 취재차 콩고민주공화국에 갔을 때 조그만 해변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큰 체육관이 지어져 있어 놀랐다. 중국이 세워준 것이었다. 현대식 병원도 역시 중국이 지어줬다. 그 마을 촌장은 중국이 이런 시설을 지어주고, 광산은 물론 목재공장까지 헐값에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다. 소련의 영향을 받았던 국가들 가운데는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하거나 반미성향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 1994년 방문했던 소말리아에서도 곳곳에서 소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북한이 기증했다는 낡은 학교건물도 있었다. ‘신형(新型)대국관계’를 주장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이들 국가의 전략적 가치를 놓칠 리 없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배후 지원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아프리카에 정성을 쏟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코트디부아르, 모잠비크, 에티오피아를 선택했다. 지난해 일본은 아프리카 51개국 정상들과 대표들을 초청해 향후 5년간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일본이 아프리카를 챙기는 첫 번째 이유도 자원 확보이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는 일본의 자원외교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할 필요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는 관심권 밖의 나라이다. 종족분규가 만연하고 동물의 왕국이 유지되고 있는 곳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의 전략적인 가치에 주목하는 시각은 좀체로 만나볼 수 없다. 지난해 4월 공병이 주를 이룬 한빛부대가 유엔평화유지군(PKO) 일원으로 파병됐지만 남수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정도다. 남수단 내전 격화로 12월 말 한빛부대가 자체방호를 위해 일본자위대에 총탄을 빌리는 사건이 논란이 된 뒤에야 관심을 끌었다.
오랜 기간 지구촌의 ‘주변지역’이었던 아프리카는 종족 분규와 혹독한 자연재해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셈이 빠른 국가들이 군침을 흘릴 만큼 변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석유매장량,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광물자원의 3분의 1이 매장돼 있는 아프리카가 최근 이들 자원의 가격급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2007년 이후 연평균 5.7%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성장률인 2.7%를 넘어섰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이다. 자신들과 비슷한 형편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한 한국을 모범적인 모델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주는 중압감도 없다. 이들은 중국과 일본의 물량공세를 반기지만 두 강대국이 휘두를 영향력에는 우려를 갖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안보분야에서 한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은 우리군의 교육체계, 무기체계에 관심이 많다. C-130 수송기나 카모프 헬기를 보유한 국가들은 한국에 항공기정비센터 건설이나 노하우 전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우리 군의 경험과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인 셈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군도 아프리카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