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김태범교수팀 "손가락길이 비율 폐기능 살펴볼 수 있는 열쇠"

입력 2014-01-07 23:58


[쿠키 사회]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성인 폐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가 공동으로 시행한 ‘손가락 길이 비: 성인 폐기능의 예측 인자 (Second to fourth digit ratio: a predictor of adult lung function)’ 연구 논문에 따르면 손가락 길이 비가 성인 폐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손가락 길이 비율이 작을수록 성인 폐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범 교수와 박이내 교수팀은 비뇨기과 수술을 위해 폐기능검사를 시행한 245명(남자 162명, 여자 8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 시행 전에 미리 손가락 길이 비를 측정해 이 손가락 길이 비와 폐기능검사 결과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손가락 길이 비율은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는데, 이번 연구 결과 162명의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변량 및 다변량 선형 회귀 분석을 시행하였을 때 강제폐활량 (forced vital capacity, FVC)과 1초간 강제호기량 (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FEV1)은 손가락 길이 비와 양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이다.

나아가 이 손가락 길이 비율은 강제폐활량 (FVC)과 1초간 강제호기량 (FEV1)의 유의한 독립적 예측 인자로 나타났다. 남성 흡연자 69명을 따로 분석해 보았을 때 폐기능 (FVC, FEV1)은 손가락 길이 비보다는 흡연량과 상관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성 비흡연자 83명을 분석해 보았을 때 폐기능 (FEV1, FEV1/FVC ratio)은 손가락 길이 비율이 작을수록 폐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 및 흡연량과 함께 손가락 길이 비율 또한 성인 폐기능의 예측 인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식기관의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태아기적 성 호르몬 (sex hormone)이 손가락의 형성뿐만 아니라 폐의 발생 및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궁내 환경이 태아의 폐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성인의 폐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향후 각각의 개인마다 폐기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논문은 ‘아시아남성과학회지 (Asian Journal of Andr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앞서 김태범 교수팀은 2010년 7월 세계 최초로 ‘영국 비뇨기과학회지 (BJU International)’에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