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강습함·항공모함 등 男도 어려운 근무 척척… 美해군 첫 여성 4星제독 탄생한다

입력 2014-01-08 01:37

미국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4성 제독이 탄생할 전망이다.

미 해군 기관지 네이비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6일(현지시간) 해군본부 작전·기획·전략 담당 참모차장인 미셸 하워드(53) 중장이 조만간 단행될 해군 장교 인사에서 첫 흑인 여성 4성 제독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의회에 하워드 중장 인준을 요청했다.

하워드가 승진하면 흑인 여성으로서는 전군을 통틀어 처음으로 4성 장성이 된다. 백인 여성까지 더하면 육군의 앤 던우디 전 군수사령관과 공군의 재닛 울펜바거 군수사령관에 이어 세 번째다. 140만 미군 내 여성 비율은 15%에 이르지만 여성 장교의 진급은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있다. 던우디 전 군수사령관이 육군 최고 자리에 오른 게 2008년의 일이다.

네이비타임스는 이날 하워드 중장의 이력을 담은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1982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임관 후 31년간 해상과 육상 근무에서 탁월한 리더십과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여성은 전산이나 인사 같은 비전투 보직에 적합하다는 해군 내 오랜 편견을 타파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첫 근무지가 잠수함을 정비하는 잠수모함이었지만 그는 항공모함인 ‘렉싱턴호’ 전출을 자원했다. 항모 근무 때도 하워드 중장은 남들이 기피하는 근무를 도맡았고 이런 자세가 여성과 흑인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는 데 한몫했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하워드 중장은 99년 3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상륙강습함 ‘러시모어(LSD-47)’ 함장으로 취임하며 주목받았다. 또 2004년 5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제7 상륙전단장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쓰나미 구호 활동을 지휘했다.

지상 근무 경력도 화려하다.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에서 해상작전 담당관을 비롯해 해군본부 작전·기획·전략 담당 부국장, 해군장관 선임 군사 보좌관, 함대사령부 부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다. 특히 2009년 제2 원정타격군(ESG) 사령관 겸 제151 합동기동함대 사령관으로 취임한 그는 상륙강습함 ‘복서(LHD-4)’에 승선해 인도양을 무대로 소말리아 해적 소탕활동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