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철회… 한민고 “전면 재검토”
입력 2014-01-08 02:37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고, 경기도 파주의 군인자녀 기숙형 학교인 한민고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단 한 군데도 교학사 교과서를 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학사는 교육부에 “교과서를 재수정하겠다”며 승인을 요청했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균형 잡힌 역사교육의 취지로 지학사와 교학사의 교과서를 복수 선정했었다”면서 “그러나 재선정 절차를 통해 지학사 교과서 1종만 선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 폐쇄와 학생 대자보 철거에 대해서도 공식 사과했다.
한민고도 이날 논의 끝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민고는 교과선정위원을 위촉해 선정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교학사는 교과서를 또다시 고치겠다고 교육부에 승인 요청을 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희승) 심리로 열린 교과서 배포금지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에서 교학사 측 소송대리인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의 표현을 다시 수정하기 위해 교육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교학사가 밝힌 수정 내용은 식민지 근대화론 등 9가지다. ‘식민 근대화론’에 대해 교학사 측은 전시본 교과서 282쪽의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들은 시간 사용의 합리화와 생활 습관의 개선을 일제로부터 강요받았다’를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들은 시간관념과 생활 습관을 바꿀 것을 일제로부터 강요받았다’로 일부 수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인 위안부 피해자 등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표현 몇 개를 고친다고 해서 전체적인 맥락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반발했다.
한편 경북 청송여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학교는 고교 1학년 한국사 교재로 교학사를 채택했으며, 지난해 12월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교과서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교조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주·파주=김용권 정수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