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삼성 쇼크’ 이미 반영… 코스피 이틀째 올라

입력 2014-01-08 01:38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국내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보다 무려 1조원 낮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코스피지수는 예상외로 상승했다. 증시에 팽배하던 대장주 실적부진 우려는 올 들어 급락한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6포인트(0.32%) 오른 1959.44에 마감, 1960선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3000원(0.23%) 하락한 130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불거졌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BNP파리바 등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치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영향은 예상외로 미미했다. 개인·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처분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기전자(IT) 업종을 1200억원 넘게 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증시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외국인은 저가 매수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장주 낙관 비판에 직면한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헛발질’의 원인을 일회성 비용에서 찾았다. 신경영 20주년 특별격려금 등 삼성전자가 지급한 상여금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비용을 적게는 4000억원부터 많게는 8000억원까지 예상했다. 이를 적게 추정한 곳은 외국계보다 터무니없이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주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회성 비용 문제가 당분간 사라진 만큼 상승세를 예측하는 의견이 많다. NH농협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이익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 180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완제품 수요가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력인 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