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전야의 비보… “그래도 인명피해 없어 다행이죠”

입력 2014-01-08 01:37


지난해 성탄 전야에 큰 화재를 당한 뒤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도의 ‘착한 교회’에 도움의 손길이 요청된다.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9시40분쯤 경남 거제시 거제면 읍내로6길 거제광림교회에서 불이 나 120㎡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돌 벽돌로 세워진 외벽 정도만 남고 내부와 지붕이 모두 불에 타는 등 9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고 소방서는 추산했다. 경찰은 “전기 누전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이 나기 2시간 전만 해도 교회에 40여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어린이 10여명은 집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성도들은 교회 바로 옆의 지역아동센터와 목사 사택 등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 불이 났다. 정원기(54) 목사는 7일 “불길이 거세졌을 때에야 발견해서 손 쓸 방법이 없었다”며 “성탄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아무도 다치지 않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재정 상황이 넉넉지 않은 데다 성도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불에 타 없어진 지붕을 복구하지도 못했다. 교인들은 창립기념일인 오는 9월 9일까지 복구를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한다.

이 교회는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사역에 힘써 왔다. 2003년 1월 부임한 정 목사는 주민들과 함께 알로에 효소를 만들어 판매하는 ‘해뜨는바다’라는 생산공동체를 만들었다. 정 목사는 “수입을 크게 올리지는 못했지만 신앙을 토대로 한 식구처럼 도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2004년부터 해오름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형편이 어렵거나 조손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을 돌봤다. 김래성 기독교대한감리회 삼남연회 한려지방 감리사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여러 사역에 앞장서온 이 교회가 빨리 복구돼 선한 활동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1955년 세워졌으며 처음에는 장로교 소속이었다. 교인들이 다른 지역에 교회를 세워 옮겨가면서 85년 기독교대한감리회로 소속이 바뀌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