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하 30도 혹한… 남미 50도 넘는 폭염

입력 2014-01-08 02:37

연초부터 지구촌이 기상이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중서부는 영하 30도 안팎에 이르는 한파로 며칠째 꽁꽁 얼어붙은 반면 남반구인 남미 대륙은 5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미국 캐나다 등 북미 한파는 겨울철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강한 저기압성 편서풍인 ‘극소용돌이(polar vortex)’로부터 비롯됐다. 미 해양대기관리처(NOAA) 제임스 오버랜드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서 “극소용돌이 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유입돼 기류 변화가 생겼고 남하하면서 따뜻한 공기를 다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특히 한파가 미 동부도 아닌 중서부를 강타한 것은 지정학적 위치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미 서부를 남북으로 가르는 로키산맥이 차가운 공기를 가두는 바람에 한파가 더 심했다는 것이다. 1911년 11월 오클라호마주(州)도 이번과 비슷한 기상이변으로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런 기상이변이 최근 5년 새 잦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오버랜드 연구원은 “많은 기상 전문가가 놀라는 것은 하루 사이 기온 변화폭이 극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이날 영하 26도로 1988년 영하 25도 이후 26년 만에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노스다코타주, 위스콘신주, 미주리주, 몬태나주 등도 엇비슷하게 추웠고, 미네소타주 크레인 레이크 지역은 영하 37도를 기록해 기온이 가장 낮았다. AFP통신은 “미 중서부가 남극보다 더 추운 ‘냉동고’가 됐다”며 “대략 1억8700만명이 한파에 떨고 철도·도로·항공 교통이 마비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남미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100년 만의 더위’라고 난리다.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는 이날 1906년 이래 가장 높은 50도를 기록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도 40도 안팎이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체감온도가 50도에 달했다. 영국 스웨덴 등 유럽 북서부는 해일이 닥쳐 홍수 경보가 떴다. 5일 영국 웨일스 일부와 스코틀랜드의 가옥 수백 채가 물에 잠겼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