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상반기 자금확보 비상… 회사채 4조5000억 만기도래

입력 2014-01-08 01:49

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 도래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에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로 채권 발행이 여의치 않아 건설사의 자금 조달 압박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7일 대한건설협회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까지 상장 건설사가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4조5482억원이다. 사상 최악의 건설 경기를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의 4조1070억원을 넘어서는 액수로 건설사마다 자금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한 회사채 만기 액수는 하반기 들어 1조9160억원으로 낮아진 후 내년 상반기에는 2조9800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진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에만 4조5000억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회사채 차환(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새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주택 시장이 언제 살아날지 알 수 없고, 해외 사업장에서의 실적 악화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벽산건설, 쌍용건설 등 건설사의 잇따른 법정관리 소식도 건설업계에 악재다.

상반기 약 5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된 GS건설은 자체 보유한 현금에 더해 자산을 매각해 회사채 만기 등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중구 GS역전타워와 송파구 롯데마트 건물 등을 매각한 데 이어 전국에 있는 모델하우스 등 부동산 자산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과 함께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이 컸던 SK건설은 지난달 유동성 확보를 위해 3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차환이 불가능할 경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사용될 수 있다.

상반기 11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된 동부건설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팔아 시장 악화에 대비할 계획이다. 단기 차입금 상환용으로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 2500억원을 확보했지만 추가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