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휘었다 폈다… 삼성·LG, 가변형TV 시대 열었다

입력 2014-01-08 01:48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화면의 곡률(휘는 정도)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TV를 나란히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를 열고 85형 가변형(Bendable) 초고화질(UHD) TV를 공개했다. LG전자도 77형 가변형 UHD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화면을 평면에서 최대 4500R(반지름이 4500㎜인 원이 휘어진 정도)까지 휘게 할 수 있다. 곡률은 사용자가 리모컨을 이용해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곡면 UHD TV에 이어 가변형 TV도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내놓으면서 전 세계 TV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우리나라가 계속 이끌어가게 됐다. 가변형 TV는 시청자의 시청거리, 시청자 수 등에 맞춰 화면 몰입도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 가변형 TV가 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가변형 제품은 언제든 내놓을 수 있지만 곡면 UHD TV를 먼저 내놓고 그 다음 단계로 가변형 TV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 양사는 올해를 UHD TV 대중화 원년으로 보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갖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날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각각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둘 다 50형부터 98형까지 중대형 제품으로 UHD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콘텐츠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 등 관련 업체와 제휴를 하기로 했다.

윤 대표이사는 “UHD TV 패널과 풀HD TV 패널의 가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면서 “평면 TV를 산 사람은 앞으로 TV를 다시 교체할 때 곡면 UHD를 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기존 태블릿PC보다 더 커진 12.2형 갤럭시 노트 프로와 갤럭시 탭 프로도 공개했다. 화면을 여러 개로 분할해 한꺼번에 복수의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스마트 TV에 웹OS를 탑재한다. LG전자는 멀티 윈도 기능이 가능한 웹OS를 통해 스마트TV를 사용자가 지금보다 훨씬 간편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웹OS가 탑재된 스마트TV는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화면 아래 있는 메뉴를 리모콘으로 선택하면 원하는 기능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안승권 사장은 “웹OS를 탑재한 LG스마트 TV가 올해 스마트 TV의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또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네이트 버커스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스튜디오’ 제품 개발을 위해 미국 소비자 트렌드 연구와 디자인 협업, 마케팅 활동 등을 같이 한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