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기독 도서관 방화로 소실… 희귀본 불타
입력 2014-01-08 01:31
레바논 트리폴리의 40년 넘은 기독 도서관에 무슬림 추정 방화 사건이 발생해 장서 수만권이 불탔다고 외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의 ‘알사에 도서관’이 지난 3일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8만권에 달하는 도서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 도서관 소유주인 그리스정교회 이브라힘 수로지 목사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마호메트)를 모욕한 전단지를 제작해 도서관에 비치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익명의 교계 관계자는 “수로지 목사는 전단지 제작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1970년 설립된 알사에 도서관은 소장 도서가 7만8000여권 규모이며 그중 400여권은 희귀본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은 경찰의 조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한편 도서관 복구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지역 명소인 알사에 도서관을 방문했던 여행객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도서관 화재 소식을 전하며 “레바논의 진정한 보물이 사라졌다”고 속상해했다.
트리폴리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5%다. 수니지 목사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방화범을 용서한다”며 “트리폴리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