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따르는 헌신의 대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입력 2014-01-08 01:33
수치의 복음, 영광의 복음/R.T 켄달 지음, 신상목 옮김/토기장이
마틴 로이드 존스 후임으로 영국 웨스트민스터채플에서 25년간 섬긴 R T 켄달 목사의 ‘불편한 메시지’다. 책이 나온 목적은 분명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헌신의 대가로 치르게 될 곤란함과 상처, 부끄러움과 수치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많은 사람들은 웨스트민스터채플 담임을 하면, 화려한 명예를 누리고 이름을 떨치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을 달랐고, 그는 거리 사역을 ‘감행’한다. 교회 앞 계단에 서서 오가는 이들에게 전도용 소책자를 나눠줬다. 성도들은 웨스트민스터채플의 명성을 훼손한다며 담임 목사의 길거리 사역을 수치스러워했다. 저자는 은퇴할 때까지 거리로 나섰고, 이름도 ‘PL(Pilot Light·점화용 불씨) 사역’이라 불렀다.
“내가 그리스도로 인해 수치를 당한 일들은 모두 가치 있는 일이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신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한 오명과 수치를 피할 수 없다. 당신이 정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싶다면 모욕과 수치를 당할 준비를 하라. 그러면 이로 인해 분개했던 마음이 오히려 더욱 귀하게 여겨질 것이다.”(44쪽)
저자는 예수로 인한 수치와 낙인을 자랑하라고 말한다. 복음의 오명을 기꺼이 끌어안으라는 말이다. 희석되지 않은 순수한 복음, 수치의 복음은 곧 영광의 복음이다.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기보다 온갖 기독교를 향한 공격을 묵인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요즘 그리스도인들에겐 그래서 ‘불편한 메시지’일 수밖에 없다.
노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