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궁 유적지 복원말라”… 시진핑, 사업 중단 지시
입력 2014-01-07 01:4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려 380억 위안(약 6조7000억원)이나 투입되는 아방궁(阿房宮) 유적지 복원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방궁은 진(秦)나라 시황제가 기원전 212년에 건립하기 시작한 대규모 황궁으로 완성되기 전 진나라 멸망과 함께 초나라 항우(項羽) 군대에 의해 불타 없어졌다.
홍콩 명보(明報)는 6일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이 시 주석 지시 내용을 각 지방정부에 통지해 학습토록 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시 주석 체제 출범 뒤 강조해 온 반부패 및 근검절약의 하나로 관측됐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방궁이 과거 봉건시대의 사치풍조를 선전할 뿐 중건할 만한 문화적 가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사업 명칭, 위치 등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사업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가 지난해 초 아방궁 국가유적공원 2.3㎢를 비롯해 일대 12.5㎢를 새로운 문화관광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지난 연말 다녀간 베이징 시내 칭펑(慶豊) 만두집이 상팡(上訪·지방 민원인들이 상급 정부와 베이징 중앙정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명소가 돼 버렸다.
중국 네티즌들은 민원인들이 플래카드 등을 앞세운 채 만두집 앞에 몰려들어 지방 관리들이 무고한 백성을 괴롭힌 내용을 사진과 함께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올렸다. 당국은 글과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
사진에는 ‘깨끗한 정치로 민생에 집중하라’는 플래카드나 ‘배고프다’는 뜻으로 ‘어(餓)’라고 크게 한 글자를 쓴 피켓 등이 담겨 있다. 구이저우(貴州)성에 있는 한 시의 공안국이 무고한 시민을 고문으로 숨지게 했다는 내용도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