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기자회견 이모저모… 퇴근 후 관저 생활 소개 ‘눈길’
입력 2014-01-07 01:37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24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투자’와 ‘개혁’도 각각 7차례 거론하는 등 전체 회견문의 3분의 2가량을 경제 활성화 메시지에 할애하며 2014년 국정운영 방향을 분명히 했다.
분홍색 재킷에 큐빅 소재 목걸이를 착용한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밝은 표정으로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는 새해 인사로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시작한 박 대통령은 정면을 응시한 채 또박또박 신년 구상을 소개했다. 200자 원고지 26장 분량의 회견문을 17분 발표하는 동안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서로 넘어가자 박 대통령은 “그거” “그냥” 등 친숙한 구어체를 구사하며 편안한 모습으로 답변에 임했다. 좌우를 두루 둘러보면서 강조점에서는 다양한 손동작을 곁들였고, 수차례 웃음을 짓기도 했다. 12명의 기자가 던진 질문에 대통령이 상세한 답변을 하면서 회견은 예정된 70분을 넘겨 80분 동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사회를 보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답변 도중 다음 질문을 받으려고 하자 “아, 한 가지 더 질문에 답을 못했는데”라며 설명을 이어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힘주어 말할 때는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 기자가 “조금 민감한 질문”이라며 불통 논란을 거론하자 박 대통령은 멋쩍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개각 및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 좌우로 배석한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들은 일순간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업무시간 이후 관저 생활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참모들이) ‘보고서 본다는 얘기 말고 다른 얘기를 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고서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 그걸 보면서 장관, 수석들과 수시로 통화하면 밤늦은 시각도 된다”고 밝혔다. 관저에서 키우는 진돗개 ‘새롬이·희망이’에 대해선 “제가 나갈 때, 다시 들어올 때 꼭 나와서 꼬리를 흔들며 반겨준다”며 “따뜻한 봄이 되면 같이 나와서 여러분에게 인사하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회견을 마친 뒤 춘추관 1층으로 내려와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근무공간인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기자실 내부까지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새해 덕담과 함께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앞으로 자주 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