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 9% 늘고 소득은 10% 줄었다

입력 2014-01-07 02:28


자영업자의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빚은 1년 새 9% 가까이 늘었고 소득은 10% 이상 감소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의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12월 105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8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이 같은 기간 각각 4.08%, 2.39% 증가한 것보다 2∼4배 더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13년 3월 말 기준 자영업자 1인당 대출 평균금액이 1억17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액 3800만원의 약 3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자영업자의 총 부채 450조원 가운데 60조7000억원은 잠재위험 부채, 13조5000억원은 고위험 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3년 동안 11.4%나 감소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달 30일 전국의 자영업자 1만4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월 매출액은 877만원으로 3년 전보다 113만원이나 줄었다.

이 가운데 점포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뺀 영업이익은 187만원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매출액 감소 이유로 주변 소형업체와의 경쟁심화(41.8%)와 경기침체(14.6%) 등을 꼽았다.

특히 자영업자의 절반은 평균 매출액에도 못 미치는 월 100만원 미만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2012년 소득을 신고한 개인사업자 395만7000명 가운데 56.0%인 221만6000명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

2012년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은 26.3%로 전년보다 3.2%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2.3% 포인트 상승한 직장인(상용근로자)보다 대출금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

적자누적과 부채 압박 등으로 자영업자 수도 최근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11월 전국 자영업자 수는 56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줄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