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라벨에 응원메시지·고객 이름 부르고… 감성 마케팅 눈에 띄네

입력 2014-01-07 01:35


“오바마!” “오사마 빈 라덴!”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에 있으면 매장 직원들이 거물급 인사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일부 손님들의 짓궂은 장난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스타벅스 매장에선 주문을 받을 때 고객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묻는다. 직원은 컵에 이름을 적고 음료가 완성되면 주문자의 이름을 부른다. 음료를 내줄 때 고객 이름을 직접 불러 눈을 맞추며 전달하라는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박근혜’ ‘김연아’ 등 유명 인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3일부터 ‘콜 마이네임(Call My Name)’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등 세계적 음료 업체들이 고객의 이름을 부르거나 제품 라벨에 응원의 메시지를 싣는 등 감성 마케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코카콜라는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콜라인 ‘셰어 어 코크(Share a Coke)’ 제품 22종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22종의 콜라 겉면에는 ‘잘될 거야’를 비롯해 ‘힘내자’ ‘고마워’ ‘사랑해’ 등의 문구가 표시돼 있어 친구나 연인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콜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 22가지 문구는 코카콜라가 10대부터 30대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소통의 기회는 증가했지만 직접 얼굴을 보며 하는 대화는 줄어든 젊은이들이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올해는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 이벤트가 많아 그에 맞는 메시지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콜 마이 네임 서비스도 반응이 뜨겁다. 다만 일부 고객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어 원하는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본인 이름이나 별칭을 등록한 뒤 제품 구매 때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지난 3일 이후 홈페이지 방문자수가 5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에는 기존에 음료가 나왔다고 알려 주는 진동벨도 없었기 때문에 붐빌 때는 음료가 서로 뒤바뀌기도 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수증에 인쇄된 번호를 불렀는데 인간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아 호명(呼名) 서비스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