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고국 무대 오르게 돼 설레고 기뻐요”

입력 2014-01-07 01:52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아트홀의 올해 상주음악가로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22)이 선정됐다. 상주음악가 제도는 금호아트홀이 클래식 유망주를 선정해 1년간 국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 첫 대상자로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뽑혔다.

6일 서울 신문로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혜윤은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앞으로 1년간 프로그램을 직접 구성해서 함께 연주하고 싶었던 분들과 고국 무대에 오르게 돼 설레기도 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바이올린과의 인연은 네 살 때 시작됐다. 외사촌 언니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선율에 넋을 놓는 것을 본 부모가 작은 바이올린을 선물하면서부터다. 여섯 살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했고 2002년 금호 영재 콘서트로 데뷔하며 바이올린 영재의 길로 들어섰다.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2006년 다시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다 2009년 세계적 권위의 독일 뮌헨 ARD 국제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만 17세)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9일 금호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3월 27일, 7월 24일, 9월 18일, 12월 4일 등 다섯 차례 무대에 오른다. 12년 만에 갖는 귀국 무대다. 9일 공연에선 사랑을 주제로 슈만, 프랑크, 슈트라우스,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보인다.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그는 “아직 어린 나이여서 사랑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럽 음악계에서는 한국인 연주자들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는지 물었다. “유럽에서 인터뷰하면 종종 ‘한국인이 음악을 잘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아요. 그러면 저는 한국 사람들은 매우 정열적이고 하나에 빠지면 끝까지 해낸다고 답합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인들이 빛을 내는 걸 보면 굉장히 자랑스럽죠.”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는 “학업과 연주를 병행하느라 바쁘지만 친구들과 만나 얘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클럽에도 간다”며 “좋아하는 밴드는 미국의 마룬파이브다. 싸이도 굉장히 좋아한다”며 웃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