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파-토종 누가누가 잘할까… 벌써 설레는 홈런왕 경쟁
입력 2014-01-07 01:43
2014년 국내 프로야구 홈런왕은 용병(외국인 선수)이 차지할 수 있을까. 삼성이 지난 4일 메이저리그 출신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27)를 영입했고, LG도 최근 내야수 조쉬 벨(28)과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9개구단의 용병 타자 영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마지막 시기인 2011년까지 14년 동안 한국 타자가 12번, 외국인 타자는 2번 홈런왕에 올랐다. 토종의 힘이 월등했다. 외국인 타자 홈런왕은 98년 OB(두산)에서 뛴 타이론 우즈(42홈런)와 2005년 현대 중심타자였던 래리 서튼(35홈런)뿐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와!”=메이저리그에서 홈런 100개 이상을 친 SK 루크 스캇(36)과 두산의 호르헤 칸투(32)의 국내 영입 소식에 팬들은 탄성을 질렀다. 롯데에 입단한 루이스 히메네스(32)도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8홈런을 때렸다. NC가 데려온 에릭 테임즈(28)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이 밖에 한화 펠릭스 피에(29), KIA가 계약한 브렛 필(30), 넥센의 비니 로티노(34) 역시 ‘한방’ 능력이 있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스캇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5개의 홈런을 쳤다. 4번 타자로 100경기에 출전할 만큼 대단한 거포다. 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칸투도 메이저리그에서만 104홈런을 터뜨렸다. 2005년에는 28홈런 117타점으로 탬파베이의 주포로 활약했다.
루이스 히메네스와 브렛 필도 거포형 타자다. 이들은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100개 이상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7경기에 타율은 0.059에 불과했다. 트리플A에선 356경기서 타율 0.289, 52홈런, 228타점을 올렸다.
삼성과 LG가 각각 영입한 나바로와 벨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나바로는 마이너리그 홈런 개수가 64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홈런 1위(8개), 타점 1위(38타점)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벨은 메이저리그 100경기에 나가 타율 0.195, 4홈런, 22타점에 그쳤지만 28세로 아직 젊고,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06개의 홈런을 날렸다.
◇토종 거포들 떨고 있나=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넥센 박병호(28)는 거포들의 출현에도 의외로 느긋한 표정이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배울 것은 배우면서 경쟁을 하겠다. 내년엔 40홈런을 때리고 싶다”고 밝혔다. 2011년 홈런왕으로 지난해 29홈런을 친 삼성 최형우(31)와 지난해 28홈런을 날린 SK 최정(27)도 방망이를 다잡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역대 홈런왕 통계가 보여주듯 외국인 타자가 홈런왕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21홈런을 때린 적이 있는 라이언 가코(33)가 2011년 삼성에서 기록한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