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 칼럼] 열림

입력 2014-01-07 01:28


갑오년도 며칠이 지났습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님이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가 유대력으로는 ‘오픈 도어(Open Door·열린 문)의 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분은 제게 “2014년에 모든 것이 열려지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열게 하는데 사용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는 덕담을 해 줬습니다.

‘열린다’는 참 좋은 단어입니다. 여기서 ‘좋다’는 뜻은 살린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지요. 열리면 살 길이 보입니다. 우리 삶이 초라하고 비루한 이유는 열리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올 한 해 열려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올해, 우리 모두의 인생에 하나님의 비밀이 열려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하나님의 비밀이 무엇입니까.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비밀은 주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밀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며 그분으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그것이 복음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바울은 또한 골로새서에서 아들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볼 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들을 보면서 모든 피조물에 깃들어 있는 아버지 하나님의 원래 목적을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모든 것이 그분 안에서 시작되고 그분 안에서 자신의 목적을 찾아간다고 언급했습니다. 비밀이 열려지기 위해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는 “끊임없이 메시지(복음)에 주파수를 맞출 때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한 해 동안 우리 모두의 삶의 주파수가 ‘바로 그 메시지’에 맞춰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비밀이 우리 삶에도 열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마치 보는 듯이 믿고 따라 나갔던’ 모세와 같은 인생을 살기를 소망해봅니다.

이 한 해 동안 성숙의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한 것 가운데 하나가 성숙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의 교회에서 보이는 많은 분쟁의 모습은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숙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다시 피터슨 목사의 말을 빌리자면 성숙해진다는 것은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기본은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기본인 그리스도께로 돌아간다면 현재 우리에게 보이는 많은 문제들은 ‘문젯거리’조차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올 한 해 남북의 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모든 인간적 고려를 뛰어넘어 남북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올 한 해 동안 사랑의 길, 화해의 길, 연합의 길이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길을 열러 오셨습니다. 길을 열기 위해선 자기 몸을 희생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방법을 이루는 길이었습니다.

2014년에 모든 사람이 열리는 인생을 살기를 소망해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열리는 도구가 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뚫어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며 목사와 교수, 회사 CEO와 근로자들 모두 열리는 통로로서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개인적으론 ‘이태형 칼럼’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림의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글 쓰는 제가 하나님의 비밀인 그리스도에 모든 주파수를 맞췄을 때에 칼럼 하나를 통해서도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소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