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보호자 없는 병원’ 6개월 시범운영… 모두가 Good!
입력 2014-01-07 01:44
“유방암 수술을 받고 나서 간병인을 구하려고 했죠. 그런데 인하대병원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상담 후에 입원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항암치료에 집중할 수 있고 간병을 하던 가족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아 이제는 마음이 아주 편합니다.”
인하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영란(50·여)씨는 간병인이나 가족 간병 없이 입원 생활을 할 수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 병동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3개 병원과 협약을 맺고 시범사업으로 도입한 ‘보호자 없는 병원’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인하대병원의 경우 지난 6개월간 운영 성과가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운영결과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안승익 인하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적정수준의 간호인력 확보와 병동 환경개선으로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입원환자에게 수준 높은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환자는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아도 병원 자체 인력으로 편안하게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보호자 없는 병원은 보호자들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입원환자의 병동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7월 15일부터 단계적으로 운영해 9월부터 191병상을 ‘우리가족 돌봄병동’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기존 간호인력 77명에 추가로 간호사 47명, 간호조무사 28명을 충원해 총 152명의 간호인력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책임지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 환자군은 각 진료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와 급성기 중증질환자, 시범사업에 동의한 환자 등이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환자, 감염성 질환자 등은 제외된다. 특히 보호자 없는 병원의 경우 꾸준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하는 암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함영주 인하대병원 수간호사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행 초기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다소 혼란스러워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보호자가 없는 것을 편하게 여기는 환자들도 많아졌다”며 “간병에 따른 비용과 일상생활 지장 등 보호자 입장에서는 매우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이후 보호자 없는 병원의 본 사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인력 확충과 이에 따른 예산 확보, 또는 보호자 없는 병동의 수가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안승익 진료부원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드러났지만, 국민들의 의료비 경감이라는 차원에서 이 사업은 보다 확대돼야 한다”며 “인하대병원은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정착과 롤 모델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