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보편화·간편화… 서울대병원 간이식팀, 최고를 향해 뛴다

입력 2014-01-07 01:43


“간이식 수술의 보편화와 간편화를 통해 쉽고 빠르게 간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간이식 수술의 표준화를 구축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합니다. 지난 1988년 국내 최초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후 20여 년간 간이식 수술 발전은 물론 기초, 임상 연구를 통한 학문적 성과를 꾸준하게 내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팀 서경석 교수(외과 과장)는 장기 이식수술이 어렵고 힘들지만 간이식팀 구성원들과 함께 최고를 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초로 시작해 최고를 향한 노력=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서경석 교수를 비롯해 이광웅 교수, 이남준 교수가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또 진료 담당 교수와 전임의, 지원 인력 등이 환자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간이식팀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2명의 외국 전임의가 연수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1988년 14세 여아에게 간이식을 시행한 이후 1998년 국내 최초로 B형 간염으로 인해 말기 간질환을 앓는 33세 남성과 선천성 담도폐쇄증을 앓던 2세 남아에게 분할 간이식을 시행해 성공했다. 또 1999년에는 세계 최초로 우후분절을 이용해 성인 대 성인 생체 부분 간이식을 시행했고,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기증자 간우엽절제술에도 성공했다. 이외에도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장사 기증 간이식을 시행하는 등 국내 간이식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간이식팀이 이러한 성과를 낸 데에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다학제 협진’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광웅 교수는 “간이식팀 구성원들이 분업화를 통해 가장 좋은 수술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를 위해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며 “이는 수술 성적 향상은 물론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인정한 서울대병원 간이식팀= 이처럼 간이식팀은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간이식 수술 표준화를 추구하고, 지속적인 임상·기초연구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간이식팀의 간이식 성공률은 99%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간이식 수술을 먼저 시작한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평균 성공률 8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 간이식 수술을 하는 데 평균 12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서울대병원의 경우 평균 6∼7시간밖에 안 걸린다. 서경석 교수는 “표준화를 통해 빠르게 수술한다는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의 목표가 만들어낸 성과”라며 “이는 수술 후 환자의 빠른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지난해 11월 16개 국가에서 150명의 간이식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International LDLT Symposium & Surgical Skill Workshop 2013’을 열고, 아시아권 의사들에게 선진 간이식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연구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의 또 다른 강점은 ‘연구’ 활성화이다. 이와 관련해 이남준 교수는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소아 및 분할 간이식의 현황과 문제점’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남준 교수는 “분할 간이식 확대를 위해 분할 대기자의 조건을 완화하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소아 환자 부모들의 희생을 줄이는 한편 소아의 장기 부족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 노력으로 지난해 3월 분할 간이식에 대한 국내 기준을 정비하는 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간이식팀은 뇌사자 장기이식 활성화와 제도개선, 장기 기증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간이식팀은 지난해 11월 뇌사자의 간을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이광웅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CTP(Child-Turcotte-Pugh) 점수를 이용해 뇌사자의 간을 배분하고 있는데, 이는 간이식 대기자의 위급한 정도를 나누는 데 한계가 있다”며 “CTP 점수에 따른 분류는 한계가 있으므로 MELD 점수에 의한 분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