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1) 옷, 왜 중요한가
입력 2014-01-07 01:44
어느 날 갑자기 옷이 사라져버린다면 바깥 외출도, 사람들과의 만남도, 스타일도, 유행도, 멋도 바로 서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옷에 대한 생각이 왜 그리 각별한지 질문하는 이가 종종 있다. 그러면 감출 곳을 감추고 보여서 좋을 곳을 보여주니 환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한다.
거두절미하고 옷은 몸의 결점을 덮어주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능력의 보유자로 우리에게 더 나은 모습을 선물하는 감사한 파수꾼이다. 옷을 중시하는 첫 번째 이유다. 돋보여서 나쁠 것은 없다. 두 번째로 옷은 ‘그’ 사람이라는 점이다. 옷을 보면 그 사람의 감각과 성향을 가늠할 수 있다. 옷은 그 사람의 세계로 인도하는 신묘한 힘을 갖는다.
세 번째는 옷이 하루의 시작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옷에는 그날의 기후와 일정, 기분이 담긴다. 싫든 좋든 우리의 대변자다. 잘 어울리는 옷을 시의적절하게 입는 방법을 간파하면 ‘멋쟁이’ 소리를 듣는다. 멋쟁이가 되는 방법은 쉽지 않지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일상을 지배하는 여러 종류의 옷이 지닌 저마다의 본성과 역할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각각의 옷에 대한 이해가 커질 뿐만 아니라 차림을 돋보여줄 매치 법에 눈이 밝아지면서 옷과 사람 사이 조화가 이루어진다. 옷마다 품은 사연을 마주하고 나면 옷을 입을 일이 즐거워진다. 옷과 돈독하게 지내면 스타일이 빛을 보고 스타일이 자리를 굳히면 자신감이 생기는 법이다. 자신감을 덮어쓴 이는 아름답다. 전적으로 옷을 사랑하는 이유다.
김은정(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