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세차례 안은 사울 자엔츠 별세… 훌륭한 소설 골라 영화로 히트시켜

입력 2014-01-06 01:44

‘아마데우스’ ‘잉글리쉬 페이션트’ 등 아카데미 작품상을 세 차례 거머쥔 할리우드 제작자 사울 자엔츠가 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참전 후 음악계에 뛰어든 자엔츠는 재즈음반사 판타지 레코드를 인수하며 ‘프라우드 메리’ 등으로 유명한 컨트리록그룹 CCR을 키워냈다.

이후 1968년 소설 ‘뻐꾸기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판권을 사들이며 50대에 뒤늦게 영화계로 진출했다 자엔츠는 훌륭한 소설 원작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있었다. 켄 케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밀로스 포먼이 감독하고 잭 니컬슨이 주연한 ‘뻐꾸기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75년 4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남녀 주연상 등 5관왕을 차지했다.

자엔츠에게 두 번째로 오스카의 영광을 안긴 작품은 84년 ‘아마데우스’. 역시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이 작품은 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어 95년 앤서니 밍겔라가 연출한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6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등 9개 상뿐 아니라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특별상인 어빙 탈버그상까지 받았다.

76년 ‘반지의 제왕’ 원작자 J.R.R. 톨킨의 책들에 대한 판권도 매입, 78년 애니메이션 ‘반지의 제왕’을 제작하기도 했다. 비록 애니메이션은 대실패를 했지만 자엔츠는 ‘반지의 제왕’ 판권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사인 뉴라인시네마로부터 거액의 로열티를 받았다.

앞서 영국 BBC는 그가 뉴라인시네마로부터 1억6000여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후 뉴라인시네마와 ‘반지의 제왕’ 수익 배분을 놓고 두 차례 송사를 치르기도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