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具회장 “현장에 답있다”-롯데 辛회장 “여성이 미래다”

입력 2014-01-06 02:28


정초 구본무·신동빈 회장, 현장-파격 경영 행보

경영 상황이 꽉 막혔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최고경영자(CEO)는 현장을 즐겨 찾는다. 현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고, 방문 자체만으로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직 내 파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젊은 인재나 여성을 발탁하기도 한다. 파격이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해 경영 환경을 위기, 그 자체로 본다. 이에 따라 총수들의 현장경영이나 파격 경영도 잦을 전망이다.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현장을 찾았다. LG는 구 회장이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LG전자 주요 제품 전시회장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가 전국 900여개 판매전문점 대표를 초청, 올해 주요 제품을 설명하는 정책발표회를 갖기 직전 전시회장에 들렀다. 105형 곡면 울트라HD TV, 탭북, 천연 아로마향 휘센 에어컨, 19㎏ 대용량 블랙라벨 세탁기, 오토무빙 로보싸이킹 청소기 등 100여개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구 회장은 제품 연구소장 등의 설명을 들으면서 제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뜯어봤다. 곡면 울트라HD TV 등의 화질, 디자인을 살펴보는가 하면 탭북의 배터리 지속시간과 무게도 확인했다. 고객 눈높이에서 냉장고 내부 수납공간과 정수기 기능, 세탁기의 모델별 세탁시간을 따졌다.

구 회장의 새해 첫 현장 경영은 그룹 안팎에 많은 의미를 던졌다. 구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 정도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선 기술과 품질은 물론 마케팅, 서비스까지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위기 속 기회’를 역설한 롯데그룹의 경우 파격 경영에서 해답을 찾고 나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여성 인력을 상품 개발, 마케팅 회의에 반드시 참석시키라고 지시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회의에서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재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 고객 비율이 높은 롯데는 사업 특성상 여성의 섬세한 감각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면밀히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계열사의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주요 의사결정 자리에 여성 인력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 인재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여성 중간관리자들이 조직 내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요 회의에 여성 인력을 반드시 배석시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에서는 조만간 있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이 다수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롯데는 2006년부터 여성 채용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35%까지 증가했고 2009년 95명에 불과했던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는 지난해 말 689명으로 늘었다.

김찬희 서윤경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