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서 선교활동 박관일 선교사 “소년원 어머니 봉사회의 눈물 내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입력 2014-01-06 01:30
부모님과 헤어진 것은 네 살 때. 배가 너무 고파 과일을 훔쳤고 그 길로 보육원에 넘겨졌다. 보육원 생활이 힘들었던 소년은 구두닦이 일을 시작했다. 그 후 큰돈 벌어보자는 친구 꾐에 빠져 소매치기가 됐다. 절도 행각은 오래가지 못했고 소년원에 들어갔다. 어느 날 소년원을 찾아온 어머니 봉사회를 만났다. 어머니들은 헌신적이었다. 소년은 감명을 받았고 새 삶을 살았다. 탄자니아 잔지바에서 활동 중인 박관일(44·사진) 선교사 얘기다.
박 선교사가 감동을 받은 것은 간질로 발작 증세를 보이던 소년원 동기를 대했던 어머니 봉사회의 모습에서다. 어머니들은 발작하던 동기를 붙들고 울며 기도했다. 또 자신들의 손수건을 꺼내 침을 닦아줬다. 박 선교사는 그때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들은 왜 울면서 기도할까.’ 그 후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하나님을 만났다.
박 선교사는 2006년부터 아내 최미숙(43) 선교사와 함께 보육원과 제빵기술대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민일보사에서 만난 그는 “저를 감동시켰던 믿음의 어머니들을 생각하며 아프리카 고아와 청소년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비를 들여 선교 활동 중이다.
잔지바는 탄자니아 동부 해안에서 100㎞ 떨어진 섬이다. 제주도 크기에 인구는 110만명이며 98%가 무슬림이다. 탄자니아 내에 있지만 잔지바 연합공화국이라는 독립 정부다. 잔지바는 19세기 초 아프리카 노예들이 미국과 유럽, 아랍지역으로 팔려나가는 중간 기착지였다.
박 선교사는 이곳에서 현지 필요에 맞는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아를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 축구를 좋아하는 지역 아이들을 위해 축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를 위한 쉼터(호스피스) 사역도 진행 중이다.
“동네 아이들과 축구를 하면서 가까워졌습니다. 축구공과 유니폼 등 장비를 지급했고 요즘은 감독까지 두고 축구팀 6개를 만들었습니다. 모두 현지교회를 통해 운영합니다. 교회 근처는 얼씬도 안 하던 주민들은 축구 때문에 교회에 오게 됐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줄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잔지바 정부 승인을 받은 제빵기술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잔지바엔 고급 빵이 없다. 대학을 통해 제빵 기술사를 배출하고 제과점 비즈니스도 구상중이다.
박 선교사는 제빵기술을 가진 한국의 전문인을 찾고 있다. 축구나 고아원 사역을 위한 인적 자원도 필요하다. 그는 “잔지바 정부 소속 24세 미만 청소년 축구팀 3곳에서 도움 요청이 오고 있다”며 “잔지바는 비정부기구(NGO)를 비롯한 전문인 선교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