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유독 잘 타는 것도 병!
입력 2014-01-06 01:28
추위를 유독 잘 타는 사람이 있다. “난, 원래 추위를 잘 타니까” 하고 체질 탓으로 여겨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사실은 몸에 병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5일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 자체가 몸이 비정상이라는 신호”라며 자신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우선 남보다 추위를 심하게 타면서 왠지 기운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 특히 여성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담당하는 갑상선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신체 활력이 떨어지는 병이다.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상은 체내에 갑상선호르몬이 줄어서 그만큼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콜레스테롤 등 몸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물질이 몸속에 쌓이면서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추위를 타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도 추위를 잘 탄다. 우울증에 빠지면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기 쉽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에서 열에너지를 발산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부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추위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이 우울증 환자들에게 더 춥게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어야 열을 낼 수 있다. 이를 ‘식이성 발열’이라 한다. 식이성 발열은 음식을 먹은 후 1시간이 지나면 최대가 되며, 영양소 중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쑥 올라간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너무 적게 먹거나, 저(低)칼로리 식품 위주로 먹으면 열 발생이 적어져 추위에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이 추위를 타는 것은 대부분 근육 양이 적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은 근육을 사용할 때 열을 내기 때문에 근육 양이 적으면 그만큼 추위를 더 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할 때 반드시 근육운동을 병행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