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돌봄은 세상과의 연결이다” 오이 겐 前 일본 도쿄대 교수 주장

입력 2014-01-06 01:28


“치매 노인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연결’(소통)이다.” 오이 겐 박사(전 일본 도쿄대 의학부 교수)의 주장이다.

오이 박사는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저서 ‘치매 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윤출판·사진)를 통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말과 기억의 기능이 쇠퇴해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진 것이 치매”라는 정의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킨 완화의료 호스피스 전문가다.

그는 책에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치매 노인의 불안과 스트레스, 우울, 섬망 증상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주변 사람과의 연결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불안의 결과물이라고 해석한다. 오이 박사는 그 근거로 일본 오키나와 현의 사사키 마을에서 이뤄진 연구를 소개했다. 이 마을의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708명, 이 중 ‘노인성 치매’ 환자는 27명으로 대도시인 도쿄와 비슷한 유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 마을의 어떤 치매 노인도 우울증이나 망상, 환각, 야간 섬망(밤중에 소란 피움) 등과 같은 이상 증상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치매 노인의 20%가 야간 섬망을 겪고, 25∼50%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확연히 다른 양상이었다.

오이 박사는 그 이유를 ‘노인들이 겪는 관계의 차이’에서 찾았다. “사사키 마을은 노인이 정성스러운 간호와 존중을 받는 지역이다. 이 지역 노인은 정신적 갈등이 없기에 설령 뇌에 기질적 변화가 생겼더라도 우울증, 환각, 망상이 생기지 않는 단순(순수) 치매 상태에 그친다.”

주변에 치매 환자가 있다면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안상현 옮김. 1만3000원.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