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목사의 시편]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빛

입력 2014-01-06 01:30


오늘은 예수님의 공생애 시작을 기념하는 주현절이다. 주현절은 빛으로 오신 주님을 되새기는 절기다. 주님은 흑암 가운데 헤매는 자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오셨다. 그리고 부활하신 후 당신의 빛을 계속해서 세상에 비추는 도구로 교회를 세우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참 빛 되시는 예수님의 빛을 받아 세상을 비추는 반사체가 돼야 한다.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경험한 자들이다. 130년 전 1884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로 조선에 들어온 알렌은 의사로서 활동하며 복음을 전했다. 이듬해 세워진 제중원은 어둠에 있던 조선의 백성들에게 빛으로 오신 주님을 전하는 도구가 됐다. 선교사들은 이렇게 조선 땅에 빛이신 예수님을 모시고 들어왔다. 빛이신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그들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웠다. 그 결과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교회를 통해 이 땅을 비추게 됐다. 빛이신 예수님을 경험한 한국교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모든 지표와 통계, 사회적 상황이 한국교회의 쇠퇴를 예고하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의 부침 현상이 일시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7년 풍년 후, 7년의 흉년’처럼 한국교회도 7년 흉년의 시기에 들어선 감이 있다. 문제는 요셉이 있느냐는 것이다. 7년 풍년의 때에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누리기만 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대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심각할 정도로 교회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가장 밝게 타오른다. 한국교회는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빛을 발해야 한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가 촛불이 되어 타오르는 것이다. 우리가 촛불이 되어 마지막 빛을 발한다면 그 빛으로 말미암아 다음 세대의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으로 타오를 수 있다.

미래전문가들은 앞으로 30년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로 본다. 이 30년 동안 한국교회는 첫째로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 둘째로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과감히 포기해야 하며, 셋째로 통일한국을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교회학교를 위한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편성하고 있으며 65세 정년제, 원로목사 및 원로장로제 폐지 등을 정관으로 삼아 기득권을 포기했고 통일선교팀을 만들어 통일의 비전을 전하는 일에 교회의 역량을 쏟고 있다. 이런 일은 결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다. 모든 한국교회가 힘을 합해야 한다. 지금 우리 세대는 앞선 세대가 피와 땀으로 일군 한국교회의 열매를 취해 풍요를 누렸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거름을 뿌리고 나무를 심어야 할 때다.

새해가 밝았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전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가 불꽃을 태워 주님의 빛을 세상에 전한다면 2014년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약의 때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거룩한빛광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