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는 기쁨-Helper’s High] “국토 대부분 초토화… 요르단에 100만명 난민”
입력 2014-01-06 01:30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 목사의 시리아 방문기
기독교출판사 ‘새물결플러스’의 대표 김요한(사진) 목사는 지난달 동료 목회자 2명과 함께 이스라엘을 거쳐 요르단을 다녀왔다. 성지순례가 아니었다. 기도 중에 “시리아 난민을 도우라”는 감동을 받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현지 난민촌을 방문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고, 사전 지식도 없는 곳을 무작정 찾아간 김 목사 일행은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병든 이들이 치유되는 기적을 경험하기도 했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의 어려운 현실도 목격했다. 김 목사가 보내온 방문기를 요약해 싣는다.
나는 지난달 2일부터 열흘간 동료 목사 두 명과 함께 요르단을 방문해서 그곳 시리아 난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왔다. 평소에 자주 만나 함께 교제하는 목사님들과 기도 중에 “요르단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주라”는 감동을 받아 그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공항을 떠나 홍콩을 거쳐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 육로를 이용해 요르단에 들어갔고 또 마찬가지 역순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시리아는 참혹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수식어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내전 상태다. 2011년 3월 15일 촉발된 내전으로 현재까지 국토의 대부분이 초토화됐고, 그 수를 정확히 알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수의 난민이 발생했다. 요르단에만 공식적으로 50만여명, 비공식적으로 100만명 정도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기본적으로 40년 이상 지속된 하페즈-바샤르 알 아사드 가문의 철권통치에 저항하는 성격을 띠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슬람의 양대 세력인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해묵은 종족 간 갈등에, 미국과 서방을 한 축으로 또 중국과 러시아를 한 축으로 하는 국제적인 패권 다툼 성격까지 더해져 한 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시리아에서는 연일 정부군(시아파)과 반군(수니파) 사이에서 물고 물리는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상호 간에 끔찍한 살육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일행은 한국에서 기도 중 하나님께서 시리아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고 계시다는 마음을 갖고 계심을 확신했기에 이번 여행길에 오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지금 이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마음과 시선을 높고 화려하고 부유한 자리가 아니라 가난하고 헐벗고 울부짖는 곳에 두시고 계시다는 감동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이번 여정에 동참할 수 있었다.
아주 제한된 기간의 사역이었지만 다행히 성령의 인도를 따라 현지에서 이 사역에 적합한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안내와 인도를 받아서 그곳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총 60대 분량의 난로와 최대 4회까지 가스를 충전할 수 있는 연료값을 현금으로 전달해줄 수 있었다.
이번 선교 여정은 전적으로 성령의 감동과 역사 속에 이뤄졌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슬람권에서 수니파는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종파로 유명하다. 시리아 난민들은 공교롭게도 수니파가 절대다수다. 그런데 그들 강경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전쟁의 참사로 난민이 돼 이방 땅을 떠돌다 보니 자연히 그들 마음이 매우 가난해져 있었다.
우리가 현지 선교사들을 통해 사전에 접촉돼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난로를 전달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을 때 시리아인들은 기꺼이 우리 일행을 자신들의 숙소로 초대해 중동 특유의 융숭한 환대를 해주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대화 중에 “혹시 몸에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가 기도를 해주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였다. 우리 일행은 그 기회를 적절히 이용해 병자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안수기도를 하는 동시에 그들 시리아 민족에게 복음의 문이 활짝 열려서 주님이 새로운 일을 행하시길 힘껏 축복하고 선포했다. 때로 성령께서는 그 자리에서 병자를 고치시는 일을 행하기도 하셨다. 그런 일을 거듭 경험하면서 현지 선교사들도 기도의 능력에 대한 상당한 도전을 받았으며 향후 자신들의 사역 전략을 공고히 재정립하는 데 큰 참조가 될 것이라는 말을 여러 번 하곤 했다.
나도 이번 선교여행을 통해 많은 생각을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중 하나는 이슬람 지역 선교사들이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고단한 현실 가운데서 오직 인내로 사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사들에게 단순히 물질적인 후원뿐 아니라 그들 선교사 가정 전체의 영적인 재충전과 신학적 재무장을 위한 후원 시스템을 갖춰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선교 사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모쪼록 시리아에 그리스도의 평화의 계절이 속히 도래하길 기도하며, 또 그 일을 위해서 많은 눈물과 피를 흘렸던 복음의 종들의 값진 헌신이 헛되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만개하길 소망한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