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낮춘 UHD TV의 전쟁… 내주 CES 대거 출격 예고

입력 2014-01-04 01:30

초고화질(UHD) TV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가격과 콘텐츠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UHD TV의 본격 등장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ED TV로 대표되는 기존 평판 TV만큼 저렴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초고화질이라는 장점을 뒷받침할 영상 콘텐츠 서비스도 공개되고 있다.

즉석사진기로 잘 알려진 미국의 폴라로이드는 CES에서 999.99달러(약 105만원)짜리 50인치 UHD TV를 공개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제조업체인 엠파이어 일렉트로닉스가 생산해 폴라로이드 상표를 붙여서 판매한다.

UHD TV 가격 파괴는 이미 중국 업체들에서 시작됐다. 올해 초 중국 브랜드 세이키(Seiki)는 50인치 UHD TV를 1500달러에 내놨다. 최근 아마존에서는 최초 출고가의 절반 수준인 770달러에 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평판 TV의 강자인 삼성전자 등도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65인치 UHD TV를 북미 시장에서 3999달러에 팔고 있다. 출시 초기 가격(7999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55인치는 5500달러에서 2999달러까지 내려갔다. LG전자와 소니도 3000달러 미만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을 우선적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시장을 잡지 않고는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점에서 ‘가격 전쟁’도 피할 수 없다.

과거 LCD TV도 초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격이 계속 내려가면서 한순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저가 UHD TV 가격은 비슷한 크기의 풀HD TV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올해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NPD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UHD TV 출하량이 1270만대로 지난해 190만대보다 7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UHD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UHD 콘텐츠 서비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CES에서 UHD급 동영상 스트리밍 시연회를 연다고 씨넷이 보도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VP9 코덱을 통해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주지 않으면서도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삼성전자, 퀄컴, ARM, 브로드컴 등 업체들과 VP9 코덱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다만 UHD 콘텐츠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점은 UHD TV의 발목을 잡는다. UHD 방송은 아직 세계적 기술표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케이블·위성방송, 주문형 비디오(VOD) 등도 HD급에 머물러 있다. 미국 최대 셋톱박스 제조업체 티보(Tivo)의 짐 데니 부사장은 “2015년 이후에나 UH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