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재능기부센터 장우철 사무처장 “지원 안 받고 공모 안해 순수 기부 문화 지켜”
입력 2014-01-04 01:53
“일회성 기부가 연말연시에 집중되는 현실이 조금 아쉽습니다. 누구든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재능 나눔은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지름길입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장우철(47·사진) 사무처장은 3일 “공정한 기부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공모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직선 단체장이 이끄는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경우 기부받은 물품이나 재능을 적절하게 나누기 어렵고 공모사업에 눈독을 들이게 되면 기부의 본래 취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 준비와 중간·결산보고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 공모사업 심사에 참여하기보다는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돕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마디로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과 마음을 새끼줄처럼 단단히 꼬고 이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넘치지 않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다.
“지자체 지원을 받지 않아서 정기적으로 광주시나 자치구 등에 실적보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지만 센터 설립 때부터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동안 인터넷 카페에 지속적으로 올려놓은 기부자 또는 후원 내역 명단과 사진이 기록의 전부입니다.”
장 사무처장은 “김밥할머니의 쌈짓돈이나 대기업의 거액 기부도 모두 훈훈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 아니겠느냐”며 “재능기부가 활성화되는 게 무척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물질적 기부도 좋지만 개인이 가진 능력을 사회에 공헌하는 재능기부도 한 단계 진화한 기부의 방편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문적 재능기부는 주변 인물에게도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뚜렷해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재능기부자가 동종 업계 종사자의 재능기부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그는 내년에는 기부받은 각종 물품을 마트처럼 진열할 수 있는 ‘공유창고(Sharing Store)’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텐트와 버너 등 캠핑용품은 물론 1년에 한 번 입을까 말까한 한복, 때때로 타는 자전거 등을 필요한 사람이 무료로 가져다 쓴 뒤 반납하는 나눔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주지역 장애인 단체에서 10여년간 봉사하던 장 사무처장은 지난해 재능기부센터 설립 때부터 모든 살림을 꾸려오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