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 대통령, 국민 대통합 비전 제시하길

입력 2014-01-04 01:47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을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은 박근혜정부 첫해를 평가하면서 고쳐야 할 점으로 서슴없이 ‘불통(不通)의 정치’를 꼽는다. 취임 후 공식 기자회견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으니 그런 평가는 당연하다 하겠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에 불만을 토로하며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대응하는 걸 보고 많은 국민들은 구제불능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모습만 보여 온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으니 기대해 봄직하다. 민주국가에서 최고지도자의 대국민 쌍방향 소통은 기본이다. 국민을 직접 만나기 힘든 대통령으로서는 기자회견을 자주 하면 할수록 좋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견을 통해 통합과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 때 국민 대통합을 소리 높여 외쳤던 박 대통령이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바람에 야당 후보를 지지했던 절반 가까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됐다. 또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야당과 싸움만 하다 1년을 보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100% 국민’이 함께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엄마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각계 주문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이룬 게 아무것도 없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이번 기회에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겠다. 미래와 희망이 없는 국민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북이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밝힌 만큼 마음의 문을 열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침체된 공직사회 분위기를 확 바꾸기 위해 쇄신인사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통해 ‘개각은 없다’고 했으나 경제부처를 비롯한 일부 장관에 대한 국민 불신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