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롭게 출발하는 6인의 기도] 내 인생의 첫날도 믿음과 함께 날자∼ 꿈을 향해 날자
입력 2014-01-04 01:28
2014년이란 새로운 시간이 우리에게 도착했다. 지난 시간이 힘들었다고 다가오는 시간도 힘든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하는 여고생의 풋풋한 두려움 속에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거린다.
선교훈련을 받고 복음의 불모지로 떠나는 젊은 부부의 뜨거운 기도에서 두려움이 아닌 사명이 전해진다.
첫 아이를 출산한 엄마가 곤하게 잠든 아기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미래를 꿈꾸듯 우리에게 새로운 시간은 그렇게 다정하게 다가올 것이다.
끝이란 없다. 뒤돌아서면 어느새 시작이다.
각자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날아보자.
인생의 중요한 선택 그리고 출발선에 서 있는 6인의 소망을 들어보았다.
[봉사] 구세군대한본영 인사국장 임영식 사관
“영혼 사랑을 통해 치유의 기적 일어날 수 있도록”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이 말씀을 부여잡고 구세군 사관으로 지내온 지 42년. 2∼5년씩 순회하는 구세군 사역 특성상 많은 경험을 했다. 특히 사역지를 옮긴 ‘첫날’, 주님은 언제나 우리 옆에 계셨다.
1985년 6월 대구시 대명동 구세군명덕영문으로 전근가고 첫 예배 때 만난 한경숙(가명·여) 성도님. 처음 교회에 나온 분인데, 튀어나온 엉치뼈 때문에 다리를 절었다. 수지침을 놓을 수 있게 기도해 달라는 부탁에 권면부터 했다. “제가 기도해서 낫는다는 것보다 ‘내가 기도를 받으면 하나님이 나를 치료해주신다’는 믿음부터 가지셔야 합니다. 믿으시겠습니까?” “아멘. 내가 믿겠나이다.” 한 성도님의 첫 고백을 들으신 주님은 아픈 곳까지 치료해주셨다.
나는 영덕, 전주, 안동, 광주, 수원 등지에서 목회했고 사회복지시설인 서울 후생원에서 아이들을 돌봤다. 그리고 지금 행정 업무를 담당하기까지 40여년 사역 인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영혼 사랑’이다. 한 영혼, 한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사랑의 마음이 우리 안에 있었기에 치유라는 기적도 일어났다.
영혼을 사랑하는 목회자가 성공한 목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주님과 함께할 ‘첫날’을 준비한다. 65세가 되는 오는 6월 은퇴한다. 현역에선 물러나지만 봉사하는 삶은 계속될 것이다.
[선교] 기아대책 봉사단 조다윗·이은샘 부부
“해외파송 꿈 실현… 하나님 백성 진정으로 품을 것”
2014년은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기도해온 일이 드디어 실현되는 해다. 나는 강도사로서, CHE(지역사회개발) 선교회 간사로 섬기고 있고 아내는 치과 의사다. 우리 부부는 십대, 이십대 중반에 각자 선교사로 헌신할 것을 하나님 앞에 서원하고 기도해 왔다. 부부가 된 후로도 함께 나갈 선교의 길을 열어주시길 기도하며 준비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기아대책 선교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8월 비전트립을 다녀왔다. 비전트립 과정 중에 하나님께서 길을 보여주셔서 드디어 다음달인 2월, 기아대책 기아봉사단원으로서 S국으로 파송받게 되었다. 오랫동안 바라온 일이기에 감격스러운 새해를 맞이함이 감사할 따름이다.
2013년을 마무리하는 날 아내와 참석한 송구영신 예배에서 ‘하나님은 솔로몬 왕에게 지혜뿐 아니라 넓은 마음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넓은 마음이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앞에 헌신하겠다고 나아가지만 상황과 사람들 앞에서 치이고 마음이 좁아지기 쉬운 것이 선교 현장이다.
꿈이 실현되는 올해, 우리는 S국 선교사로 떠난다. 사역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도 있다. 그 땅의 어떠함을 쉽사리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진정으로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고 나가겠다. 하나님의 뜻에 겸허히 귀 기울이고 S국을 진정 사랑하고 이 땅을 품을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
[육아] 황지나 서울 동안교회 성도
“동방박사 인도한 별처럼… 크게 쓰임받는 자녀되길”
올해 33세인 나는 2년차 주부, 1년차 초보 엄마다. 지난해 3월 9일 결혼 후 12월 11일 허니문 베이비를 출산했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마음의 준비가 안돼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남편은 좋아하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어 내게도 기대감이 생겼다.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땐 건강상 이유로 휴직했다가 직장에 복직하려던 시기였다. 휴직을 이어서 했다. 아기가 서서히 생기길 바랐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좋은 시기에 주신 것 같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 스트레스 없이 태교에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경적으로 태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 베다니교회 태교학교, 일반 기업체 산모학교도 다녔다. 서울 회기동 동안교회에서 주일성수도 꼭 지켰다. 그러나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두려움이 앞섰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기도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동방박사를 인도한 별처럼 사람들을 예수께로 인도하는 별 같은 아이가 되라고 이름을 ‘지성’이라고 지었다.
둘 다 믿는 가정에서 자란 우리 부부는 집이 예배처소가 되길 바란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말씀이나 찬양을 들려준다. 아기에게 바라는 것은 생활 속에서 일찍 하나님이 주인 되심을 깨닫고 사명을 발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추석 즈음에 암 진단을 받으신 친정아버지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빠, 더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교회 개척] 당진 주인교회 윤화수·김수연 전도사 부부
“가정교회로 출발… 하나님께 의지해 두려움 없어”
나는 올해 처음 교회를 개척한다. 교회를 세울 곳은 충남 당진. 나도 아내도 전혀 연고가 없는 곳이다. 집을 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처음 와봤다. 신학교 시절 당진에 교회가 필요하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진을 택한 유일한 이유다. 우리 가족은 2일 경기도 성남 분당에서 당진으로 이사왔다.
5t 트럭에 우리 가족의 짐이 몽땅 실렸다. 나는 70여㎡ 크기의 다세대 빌라를 빌렸다. 첫 예배당이기도 하다. 교인이 늘어나면 거기에 맞게 공간을 구할 생각이다. 공간을 먼저 준비하면 짐이 되는 것 같다. 5일 주일 첫 예배 참석자는 우리 부부와 두 자녀 영찬(6) 영채(2)뿐이다. 가정교회로 출발한다.
아직 간판은 없지만 교회 이름을 정했다. ‘주인교회’다. 주님을 구원자와 주인으로 인정하고 성령의 힘으로 주님의 사명을 이뤄가는 교회다. 나는 침례신학대학원 시절부터 분당 신약교회 유·초등부 전도사로 5년 동안 일했다. 아내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모두 그만뒀다. 나는 올해 6월 목사 안수를 받을 예정이다.
처음엔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기도 중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 힘으로 하라’는 응답을 받았다. 아내 역시 두려워하는 마음보다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한다. 이 기대는 교회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가 아니다. 하나님이 모든 과정을 하나씩 인도하리라는 기대다. 나는 올해가 기대된다, 하나님께 의지하므로.
[문화 사역] 탤런트 정태우
“세상에 주님의 선한 영향력 끼치는 배우로 최선”
20대 후반, 나는 남자로서 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다양한 경험들을 했다. 군대를 갔다왔고, 그에 앞서 결혼을 했으며 나를 닮은 아들도 얻었다.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난 이상 꼭 마쳐야 하는 군 의무를 다해 솔직히 후련하다. 마음이 편하다. 그 일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것 같다.
하지만 한편에선 아쉬움도 남는다. 여러 경험을 통해 다소의 융통성이 생겼다고나 할까.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커졌지만 뜨거운 열정이 식은 것 같아서다. 지난해 6월 제대 이후 ‘정글의 법칙’ 촬영차 정글에 갔다왔고, 선교방송 CGNTV 프로그램 ‘힐링유’ MC도 새롭게 맡았다. 2003년부터 꾸준히 해온 기아대책 홍보대사 활동도 다시 시작했다. 모두 익숙한 일이지만 혹 열정을 잃을까 늘 애쓰고 있다. 처음은 아닐지라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열정만큼 가득 찬 한 해로 채워갈 것이다.
2014년을 시작하며 간구하는 게 있다. 모범적인 크리스천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드린다. 요즘 들어 믿지 않는 이들을 전도하는 게 많이 힘들어졌다. ‘나만 좋으면 됐지’ ‘우리끼리만 잘되면 됐지’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부터,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주님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로 최선을 다하겠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 1:6)
[진학] 온양한올고등학교 3학년 박지영
“열심히 경험하고 돈도 모아서 해외선교 가야죠”
올해 나는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 수시로 일찌감치 이화여대 인문학부에 합격했다. 합격 후 가벼운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대학생이 됐는데도 부모님께 모든 것을 계속 의존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고깃집에서 서빙하는 일이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첫 번째 목적은 이제 서울에서 생활하는데 용돈과 생활비는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서다. 또 하나는 지금까지 쳇바퀴 돌 듯 학교와 집을 오가던 생활에서 벗어나 사회 경험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하며 가장 고려한 것은 시급이었다. 깔끔한 브랜드 매장에서 예쁜 유니폼을 입고 하는 일도 좋지만 너무 낮은 시급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같이 일하는 분들과의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같이 일하는 분들이 좋아 다른 곳은 생각지 않는다. 불을 가까이하는 일이라 손을 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일이고 처음 하는 일이라 항상 기쁘게 한다.
입학 후에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학생 가르치는 일도 할 계획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목돈이 만들어지면 해외여행과 선교를 가고 싶다. 아산, 작은 세상에 살다보니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은 간절함에서다. 내 앞에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다. 때로는 넘어질 수도 있겠지. 그러나 지금까지 하나님의 계획하심대로 살아온 것같이 하나님이 주신 길에 순종하며 최선을 다해 따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