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꿈 찾아 떠나는 모험 여행
입력 2014-01-03 01:30
꿈꾸는 소금통/도미니크 미하엘 사르토르/푸른숲 주니어
밀가루 반죽을 하트 모양으로 꼬아 프레첼을 만드는 공장에서 소금을 잘게 갈아 뿌리는 일을 하는 소금통 크락스. 빨간 옷을 입은 크락스가 소금을 다 뿌리면 그의 몸통에 달린 작은 톱니바퀴가 저절로 돌아간다. 크락스는 그때마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기계가 된 것 같아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락스는 프레첼이 사라지는 작은 문 밖 세상이 문득 궁금해지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소금 뿌리는 일이 세상의 전부일까? 공장 밖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딴 생각을 하느라 계속 실수를 하던 크락스는 사람한테 ‘딱’ 걸리고 말았다. 그리고 고물처리장에 버려졌다. 주위에는 망가진 기계들만 있었다. 그들은 크락스에게 소리쳤다. “이제 아무것도 못해!”
크락스는 가로등을 찾아가 “꿈을 찾으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자 도시에 있는 시계 할아버지를 찾아가 보라고 한다. 어렵사리 시계 할아버지를 찾았지만 ‘다시 길을 떠나보라’고 한다. 실망하고 지쳐 잠이 든 크락스가 눈을 떴을 때 고소한 빵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빵집이었다. 크락스는 익숙한 솜씨로 소금을 잘게 갈아서 빵 위에 솔솔 뿌렸다.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가끔 깊은 생각에 빠질 때면 시계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단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다보면, 네 꿈이 뭔지 알게 될 거야. 틀림없이 그럴 거야.” 하찮은 기계지만 꿈을 찾아 길을 떠나는 크락스. 아이들은 결기에 찬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꿈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고물처리장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찾아 나서는 크락스의 모습에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책이지만 고학년들이 읽어도 좋겠다. 아마 큰 아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꿈은 알아보려 하지도 않은 채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는 엄마와 아빠가 읽기를 바랄 것이다. 프레첼 공장에서 단순 동작만 반복해야 했던 크락스처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만 해야 한다면 아이들이 어디론가 떠나겠다고 경고 사인을 날릴지도 모르겠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