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단체들 신년하례 예배 “매너리즘에 빠진 목회자·성도 회개로써 교회 본질 회복해야”

입력 2014-01-03 02:27


한국교회 주요 교단 및 단체들은 2일 신년하례와 함께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교계 지도자들의 하나같은 메시지는 ‘교회의 본질 회복’이었다.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세속적 탐욕과 죄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3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NCCK 창립 90주년 기념 신년예배를 드렸다.

NCCK 회장 박종덕 한국구세군 사령관은 ‘세속교회의 탐욕’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한국 사회 및 교회들 간의 경쟁문화를 지적하면서 “이제는 교회를 크게 짓는 일과 지방에 점포를 내듯 지교회 세우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별로 목회자 수급현황을 파악해 필요한 만큼만 목회자를 뽑는다면 경쟁과 욕심으로부터 한국교회는 조금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신년인사를 통해 “여전히 우리 앞에 무겁고 많은 과제가 놓여 있지만, 영원히 함께하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에 의지해 기대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예장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금식기도회로 새해를 열었다. 총회 임직원 및 전국 65개 노회 임원 등 1000여명이 모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 1·2층은 빈자리가 없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점심 한 끼를 굶은 채 비장한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했다. 1911년생인 방지일(영등포교회 원로) 목사는 새해 들어 한 살을 더한 104세의 나이로 기도회에 참석,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십자가의 복음’을 제목으로 설교한 림인식(노량진교회 원로) 목사의 메시지는 참석자들의 폐부 깊숙이 다가오는 듯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고통을 덜어주는 쓸개 탄 포도주를 거절하고, 똑똑한 정신으로 십자가 고통을 끝까지 견디셨어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인생을 ‘무의식과 죄의 습관’이라는 마취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닙니까.” 그는 ‘매너리즘’에 빠진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회개와 각성, 하나님을 향한 헌신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오전 서울 강북구 4·19로 아카데미하우스 대화의집에서 신년예배를 드렸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제목으로 설교한 총회장 박동일 목사는 낮아짐, 겸손을 강조했다. “지도자들이 교회와 하나님을 수단화해 버린 오늘의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낮아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낮아짐을 통해서만 한국교회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은 3일 오전 11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신년하례회를 갖는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는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길 육군회관 무궁화홀에서 신년하례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박재찬 최승욱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