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달 모금 사상 최고… 63억2543만5289원 자선냄비 펄펄 끓었다
입력 2014-01-02 23:24 수정 2014-01-03 01:33
63억2543만5289원. 구세군 자선냄비에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모인 국민들의 성금이 자선냄비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구세군이 모금 목표로 내세웠던 55억원은 물론, 내부적으로 기대했던 60억원을 훌쩍 넘었다.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이수근 사무총장은 2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모금에 동참한데다 거액을 쾌척한 기부자들도 자선냄비 85년 역사상 어느 해보다 많았다”며 “우리 곁의 이웃을 위해 주머니를 털어 자선냄비를 펄펄 끓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928년에 시작된 한국 구세군의 거리모금 역사에서 이번 모금은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 모금과 자선활동을 전담하는 자선냄비본부가 출범해 처음으로 모금 캠페인을 체계적으로 벌였고, 통상 성탄절 전날 밤까지만 이뤄졌던 거리모금을 31일 저녁까지 1주일 더 연장했다. 당초 목표액인 55억원은 성탄절 즈음 이미 달성됐다.
“거리의 자선냄비가 성탄절 이후 사라져 기부를 하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거리모금 기간을 연장한 것이 주효했다”고 이 사무총장은 말했다. 구세군은 앞으로도 자선냄비 거리모금을 매년 마지막 날까지 하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입구의 자선냄비에 1억원짜리 수표를 넣고 사라진 ‘신월동 주민’을 비롯해 익명의 거액 기부자들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같은 달 26일에도 구세군 모금통장으로 1억원이 입금됐고, 그 달 12일에는 명동 예술극장 앞 자선냄비에서 6800만원 상당의 무기명 채권이 발견됐다. 구세군 관계자는 “1000만원을 현금으로 넣고 가신 분도 계시고, 10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맡기신 분도 있었다”며 “저희를 믿고 적지 않은 돈을 보내주셔서 책임감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모금된 성금 중 적지 않은 돈이 바로 그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이웃을 위해 쓰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부터 중앙의 자선냄비본부가 직접 관리하는 자선냄비가 아닌 각 지역의 구세군 교회와 거리에서 모금된 금액은 90%를 해당 지역 주민을 위해 사용하기로 구세군은 결정했다. 나머지 성금도 긴급구호와 해외 어린이 등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남김없이 사용된다. 거리에서 자선냄비는 사라졌어도 ARS 등을 통한 모금은 계속된다(1670-1908).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