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큰 별 지다… 김정태 전 KB국민은행장
입력 2014-01-03 02:39
김정태(사진) 초대 KB국민은행장이 2일 오전 급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1947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69년 조흥은행에 입행한 뒤 97년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98년 한국주택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식장에서 금융위기로 최고경영자부터 쇄신이 필요하다며 월급을 1원만 받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바로 다음해 주택은행은 창립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자 은행권 최고인 4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하면서 2001년 KB국민은행의 첫 번째 행장으로 취임했다. 스스로를 ‘철저한 장사꾼’이라 칭하며 행장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펼쳤고,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희망하는 팀을 적어 보내라고 한 뒤 희망에 따라 대리급이나 여직원을 지점장으로 보내는 등 연공서열을 깨는 파격행보도 선보였다. 금융계에는 ‘김정태 배우기 열풍’이 불었고 최고경영자 능력이나 이미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CEO주가’라는 신조어를 국내에 탄생시키기도 했다. 재임 기간 중 숱한 화제를 뿌린 고인은 2004년 임기를 마치고 금융계를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들 운식(브로드컴 근무)씨, 운영(구글 근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 9시다(02-3779-1918).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