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교학사 책 반대”… 일부 고교, 채택 철회 등 진통

입력 2014-01-03 02:39

우편향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키로 한 고등학교 중 일부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채택을 철회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경기도 한 고교에서는 국사담당 교사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고 있다.

2일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 가운데 파주 운정고와 경북 성주고가 채택을 취소했다. 운정고는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이날 오후 채택 방침을 철회했으며 추후 다른 출판사 교과서로 재선정하기로 했다. 성주고는 교학사 교과서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거부됨에 따라 재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성남 영덕여고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다.

수원 동우여고에서는 국사담당 교사 A씨가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동우여고 국사 교과서 교학사 선택은 교사들의 뜻이 아니었음을 밝힌다”는 글을 올려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 교사는 “누군가의 외압을 받는 학교장으로부터 몇 차례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며 “교사들은 사립학교가 갖고 있는 인간관계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요구대로 교학사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동우여고 측은 이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가 검정을 마친 교과서들을 놓고 학교 교육방침에 따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학생들은 교내 6곳에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고 학교 측은 10분 만에 철거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결정한 고등학교는 수원 동원고, 여주 제일고, 울산 현대고, 대구 포산고, 전주 상산고 등 전국에서 10곳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김도영 기자, 전국종합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