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차세대 성장 엔진은 자동차”
입력 2014-01-03 01:38
IT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자동차를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도 IT와의 접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모습이다.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만들어낼 새로운 시장을 두 업계 모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전기차용 부품과 기술에 대한 특허를 잇달아 출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특허는 타이어, 모터, 차내 정보공유 전자장치 등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 신기술에 관한 것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특허 출원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가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게 2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동차에서 IT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제조와 전자업체 간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커질 경우 삼성이 어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7월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출범했다. 현재는 에어컨,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전기차 부품 사업도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IT 업계의 거인 구글과 애플도 자동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와 함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용해 자동차에서 음악·영화 감상 및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오는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은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한다.
구글은 수년 전부터 ‘구글 카’를 개발해 왔다. 직접 구글이 자동차 자체를 생산하는 건 아니다. ‘구글 카’는 무인운전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도요타 프리우스, 렉서스 등 완성차에다 무인운전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시운전을 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자동운전 자동차와 관련한 법을 제정했다.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고 보고 법적 장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2년 전 “구글 카를 5년 이내 소비자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애플도 자동차에서 아이폰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iOS in the Car’(자동차 내에서 iOS)를 만들고 있다. iOS를 이용해 자동차 계기판과 아이폰을 통합 작동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BMW, GM, 혼다 등이 협력사로 참여한 상태다.
자동차 업체들도 CES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인다. 포드와 BMW는 자체 개발한 자동운전 자동차를 시연할 예정이다.
GM과 아우디는 스마트폰 없이 자동차 자체 기기만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롱텀에볼루션(LTE) 칩을 탑재한 신차를 내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