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14년 초 ‘親民정치’ 바람

입력 2014-01-03 01:33

중국에 ‘친민(親民)정치’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기관지인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2일 새 정부의 이미지로 ‘친민’이 첫 번째에 올랐다고 전했다. 중국청년보는 자체 ‘여론조사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특집기사에서 친민에 이어 ‘개혁’과 ‘반부패’가 2, 3위로 각각 꼽혔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일반 국민으로부터 원성을 사온 대표적 인권침해 제도인 노동교화형이 최근 폐지된 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만두가게 줄서기, 집무실 공개 등 친민 행보를 이어온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시 당국은 노동교화제도 폐지에 따라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던 모든 노동교화소의 간판을 이미 내렸다고 신경보(新京報)가 이날 전했다. 더욱이 이들 장소에 수감돼 있던 사람들은 이미 전원 석방됐다. 노동교화제도는 공안이 재판 없이 임의로 개인에게 노동교화 처분을 내릴 수 있어서 지난 50년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장쑤성 난징(南京)시 정부는 지난 1일 ‘청사 개방의 날’ 행사를 진행해 시민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중국에서 지방 정부가 청사를 시민들에게 개방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민 400여명이 8개 그룹으로 나뉘어 청사를 둘러보고 난징시 지도를 선물로 받았다.

특히 양웨이쩌(楊衛澤) 난징시 서기를 비롯한 시 간부들은 ‘안내원’으로 나서 시민들과 사진을 함께 찍고 안내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난징시 정부는 매년 세 차례 청사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지방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영 CCTV도 일반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분위기에 가세했다. CCTV가 1일 저녁 종합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 시간에 파격적인 ‘클로징’을 한 것이다. 신원롄보는 전국 각지 새해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신원롄보는 당신과 함께 일생일대의 사랑과 긍정의 힘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라고 앵커 멘트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대대적으로 환호하고 나섰다. 신원롄보는 최고 지도부의 동정을 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등 엄숙한 진행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반부패 드라이브는 계속돼 국무원은 해외에 재산을 둔 중국인은 의무적으로 이를 신고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재산 해외도피를 막기 위해 뤄관(裸官·부패로 축적한 돈을 가족을 함께 해외로 빼돌린 관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