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 아베와 다른 행보… 신년행사서 “인류 행복” 강조
입력 2014-01-03 01:33
새해를 맞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강한 일본’을 강조하며 우익 행보를 이어간 반면 아키히토 일왕은 인류평화를 언급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아키히토 일왕은 2일 도쿄도에서 1만2000여명의 일반인을 상대로 열린 신년 축하행사에서 “한 해의 시작을 맞아 국민 개개인에게 편안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인류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전날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같은 말로 세계평화를 강조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힘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일 발표한 연두소감에서 ‘강한 일본’을 강조하고 적극적 평화주의를 언급해 ‘패전국 일본’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보통국가로 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즉 자신의 공약대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하고 역할 역시 확대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민당은 이달 정기국회에서 헌법 개정 절차를 정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제출해 헌법 개정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이르면 5월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키히토 일왕의 메시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헌법 1조는 일왕이 일본 국민과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이 밀어붙이는 우경화 행보가 국민들의 생각과 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