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인간문화재, 50년의 여정과 예용해
입력 2014-01-03 01:53
오랜 우리의 삶을 전통이라고 한다. 현대의 급격한 물결 속에 사라지는 전통을 잡아낸 사람이 있다. 언론인 예용해(1929∼1995)이다. ‘인간문화재’란 말은 예용해가 만들었다. 1960년대 초 예용해가 찾아낸 인간문화재는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그들은 조선왕조에서 천시해 온 장인에 불과했고 대부분 가난에 사무쳤다. 당시 정부는 ‘구악을 일소’하겠다며 옛 관습을 갈아엎고, 서구 문화를 압축 수용하는 근대화를 추진했다.
“천년을 내려온 기예가 우리 세대에 끊어진 사실을 다음 세대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이런 그의 물음에 한국 사회가 답을 해서 문화재보호법을 만들고,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기능 및 예능보유자’를 신설했다. 1964년 12월 7일 종묘제례악(1호) 양주별산대(2호) 꼭두각시놀음(3호)이 무형문화재로 처음 지정되었고, 올해가 50주년이다.
1993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소수민족과 지역공동체의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인간문화재 프로그램 설치를 채택했다. 한국이 제안한 것이다. 그때부터 인간문화재(Living Human Treasures)는 유네스코의 공식용어가 됐다. 이제 외국에서 이 제도를 배우러 한국에 온다. 현재까지 인간문화재는 129종목, 583명이 지정됐다. 그중 406명이 작고하거나 고령으로 해제돼 현재 활동하는 인간문화재는 177명이다. 올해 제정할 새 무형문화유산법에서 ‘인간문화재’는 공식 법률용어가 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