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고난의 해’… “상원 과반 무너질라” 긴장

입력 2014-01-02 01:30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2014년은 ‘고난의 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 정치권의 시선은 이미 11월 4일 열리는 중간선거에 쏠려 있다. 공화당이 지난해 말 2014∼2015회계연도 예산안을 ‘순순히’ 통과시켜 준 것도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10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같은 ‘악수(惡手)’를 두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은 전체 100석 중 3분의 1인 35석, 하원의원은 435석 전체가 다시 선출된다. 공화당이 현재의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 100년간 집권 2기 대통령 소속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사례가 전무하다. 정치평론가들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18석을 더 얻으면 다수당이 되지만 지역구 판세상 오히려 차이가 더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민주당이 55석으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을 공화당이 다시 장악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상원 선거가 치러지는 35개 지역구 가운데 21곳이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이 현직인 지역이다. 공화당이 6석만 빼앗으면 다수당이 된다. 물론 내년 미국 정치판에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현재로선 공화당이 다시 다수당이 되거나 적어도 의석 차이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우선 은퇴 예정인 현 민주당 의원 5명의 지역구 중 미네소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3개 주는 최근 공화당이 약진하는 추세다. 특히 내년 은퇴 예정인 공화당 소속의 색스비 챔블리스와 마이크 요한스 의원의 지역구인 조지아와 네브레스카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족집게처럼 맞춘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이미 지난해 7월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차지할 확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이 상원에서 50∼51석을 얻을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처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획득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2기 동안 추진하려는 이민법개혁·총기규제·청정에너지 정책 등의 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문제에 치중하거나 주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의회를 우회한 행정명령 발표 등을 통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박빙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중간선거 이후부터는 행정부와 민주당 내 권력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2016년 대선주자들로 급속히 쏠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