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빈곤·불평등 없는 2014년” 환호속 기원… 지구촌 새해맞이 풍경
입력 2014-01-02 02:28
“5, 4, 3, 2, 1,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지구촌이 다양한 새해맞이 행사를 펼쳤다.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세계 지도자들은 신년사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희망의 2014년 기원=새해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명소로 손꼽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2014’ 숫자가 뜨자 미 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100만명의 인파가 환호성을 질렀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카운트다운 전 미국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축하공연 속에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지난해에는 가수 싸이가 ‘말춤’을 추며 세계인을 열광시켰다. 공연이 끝난 뒤 소니아 소토마요르 미 연방대법관이 카운트다운 버튼을 눌렀다. 그는 뉴욕 브롱스의 빈곤 가정에서 태어나 첫 히스패닉(중남미계) 대법관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사람들은 테러 차단을 위해 쳐놓은 펜스 안 행사장에서 제자리 뛰기 등으로 추위를 물리치며 새해를 맞이했다.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희망의 2014년을 기원했다.
앞서 새해를 맞은 중국에서는 만리장성의 카운트다운 행사가 주목을 받았다. 이곳에 걸어놓은 수천개의 등불이 용이 꿈틀대며 춤을 추는 장관을 연출했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가 한 시간 이상 지속됐다. 기네스기록 담당관은 “40만발의 불꽃을 확인했다”며 “쿠웨이트가 2011년 쏘아 올린 7만7292발을 넘어선 최고 기록”이라고 공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선 시민들이 지난달 5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영상을 감상했다.
일부 국가에선 사고가 잇따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새해 불꽃놀이 직전 코파카바나 해변과 가까운 거리에서 무장 괴한이 한 여성을 털려다 경찰과 총격전 끝에 숨졌다. 오스트리아 빈에선 50대 남성이 인터넷에서 구입한 폭죽이 발사되지 않자 들여다보는 순간 폭죽이 터져 머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필리핀 마닐라 등지에서는 새해맞이 폭죽놀이로 160여명이 유탄에 맞아 다쳤다.
◇세계 지도자들의 메시지=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전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국가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올해는 전면심화 개혁에 나서는 첫해로 개혁의 목적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사회에 공평정의가 자리 잡도록 하는 동시에 인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연두 소감에서 연초부터 동북아 정세 파고를 예고했다.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을 의식한 듯 “일본의 영토·영해·영공을 단호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오전 최근 연쇄 폭탄테러로 비탄에 잠긴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를 전격 방문했다. 그는 소치올림픽 안전문제를 의식한 듯 “보안 당국은 시민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 동안 경기침체에 신음 중인 유럽 정상들은 경제 회복을 다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신년사에서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실업률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별한 신년사 없이 가족과 2013년 밤을 조용히 보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민정 기자, 워싱턴·베이징=배병우 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