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상태, 카드사들은 디자인·이미지 차별화 전쟁

입력 2014-01-02 01:34


매년 새로운 신용카드가 쏟아지지만 혜택은 카드마다 비슷하다. 카드사들은 이미 포화된 카드 시장에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카드 디자인과 광고를 통해 이미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거나 유명 디자이너와의 합작을 통해 카드 디자인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내놓은 ‘훈민정음카드’는 전통색인 오방색을 활용했고, 현대카드는 ‘리퀴드 메탈’과 ‘하이퍼 두랄루민’ 등 기존 플라스틱이 아닌 새로운 소재의 카드를 선보였다. 롯데카드는 2010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르 멘디니가 디자인한 카드를 내놨다.

카드사들의 노력은 고객들이 카드를 선택할 때 갈수록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6월 신용카드 포털 사이트 ‘카드고릴라’의 설문조사를 보면 신용카드 선택 시 카드 디자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81.82%에 달했다.

디자인 경쟁 못지않게 이미지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뮤직비디오 형식의 ‘MC옆길로새’ 광고를 내놨다. 유명 연예인 없이 앵무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광고에서 ‘같은 길로 달려봤자 거기서 거길세. 옆길에서 만난 황새부순 뱁새’ 등의 위트 있는 가사로 다른 회사와 ‘다름’을 강조했다.

신한카드는 광고를 통해 업계 점유율 1위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위성호 사장은 취임 이후 슬로건을 ‘카드의 길을 생각하다’에서 ‘빅 투 그레이트(Big to Great)’로 바꿨다. 이를 통해 규모의 1등을 넘어 2200만 고객 개개인을 돌아보며 질적인 면에서도 1등으로 나아가겠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삼성카드는 ‘실용’을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웠다. 가수 이적이 이효재, 최범석 등을 찾아가 그들의 삶에서 실용의 가치를 배우고 이를 카드에 적용하겠다고 광고한다. 또 ‘참 실용적인 7초’ 광고 시리즈를 통해 물건을 사기 전 꼭 필요한지 7초만 고민해 보라고 말하며 삼성카드에 실용의 가치를 연결시킨다.

‘국민 생활의 힘’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국민카드는 생활 속에서 늘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국민’이라는 카드사 이름과 은행계 카드사의 특성에 따라 소수를 위한 것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카드사 관계자는 “광고와 다양한 활동을 통한 이미지 구축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을 수 있다”며 “다만 고객들에게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알리고 이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