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아~ ‘밀림의 왕자’ 가 돌아왔다

입력 2014-01-02 01:33


애니메이션 ‘타잔 3D’ 9일 개봉

미국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1875∼1950)는 100년 전인 1914년 소설 한 편을 발표했다. 제목은 ‘유인원 타잔’. 정글에서 자란 ‘인간’ 타잔이 동물과 교감하며 밀림의 왕으로 성장한다는 내용이었다. 소설은 4년 뒤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공을 거뒀고 주인공 타잔은 ‘월드 스타’가 됐다.

이후 타잔의 이야기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여러 분야에서 수없이 리메이크됐다. 영화만 해도 타잔과 관련된 작품이 지금까지 57편이나 만들어졌을 정도다. 세계인은 지난 100년간 타잔과 그의 연인 제인, 타잔의 ‘절친’ 치타가 펼치는 다이내믹한 모험담에 열광했다.

9일 개봉하는 ‘타잔 3D’(감독 라인하드 클루스)는 타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만들어진 독일 애니메이션이다. 그간의 ‘타잔 영화’가 타잔과 제인의 로맨스, 타잔의 무용담, 타잔과 치타의 코믹극 등을 주재료로 삼았다면 이 작품은 타잔의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특징이다.

영화는 평범한 소년 제이제이가 정글 한복판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소년은 고릴라 칼라의 품에서 고릴라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성장한다. 그러다 타잔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심한 혼란을 겪는다.

영화는 타잔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글의 황제가 되는지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자연을 파괴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타잔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며 제인을 만나 난생 처음 사랑을 느끼게 되는 타잔의 모습도 애틋하게 담아낸다.

‘타잔 3D’의 가장 큰 강점은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타잔이 덩굴을 타고 미로 같은 정글 속을 빠르게 이동하는 장면, 3D 화면을 통해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수려한 자연 경관 등은 스크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제작 기간이 3년이나 걸린 대작이다. 감독은 영화에 활용할 정글의 모습을 조사하기 위해 밀림이 있는 르완다 우간다 콩고 등지를 여행하기도 했다. 작품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 수는 350명에 달한다. 전체 관람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