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상파 다채널방송 성공 위한 선결과제들
입력 2014-01-02 01:27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2일 지상파 다채널(MMS·Multi-Mode Service) 실험방송을 시작한다. 10여년 전부터 논의된 지상파 MMS가 상용화를 위한 첫 단계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매우 크다. 방송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디지털 기술은 물론 방송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도 보다 확대될 것이다.
MMS는 기존 지상파의 고화질(HD급) 채널 1개의 주파수 대역을 최고 2∼3개로 분할해 다채널로 방송을 송출하는 것이다. 주파수는 그대로이지만 방송이 2개 채널로 나가는 셈이다. 이럴 경우 KBS와 MBC, SBS 등 4개 지상파는 8개 채널, EBS는 표준화질(SD급) 채널 2∼3개를 운용하게 된다. 지상파 채널 수가 지금보다 최소 2배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방송산업에 파급력도 클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지상파 방송과 유료 방송이 방송산업 발전 계획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그만큼 MMS는 향후 선결과제들이 많다.
먼저 국민들이 지상파 방송을 무료 시청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날로그 TV 가구에 대한 셋톱박스 제공이나 유료 방송의 재전송 의무화 등 이해관계가 얽힌 방송주체들 간 이견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또 아무리 영상압축 기술이 발전했다지만 채널 분할에 따른 화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방송시장 지형 변화도 불가피하다. 한정된 TV 광고시장에 지상파 신규 채널이 참여할 경우 유료 방송과의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KBS 수신료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그런 만큼 방송주체 간 긴밀한 정책 조율이 시급하다. 방송 콘텐츠의 질적 하락을 초래할 것이란 걱정도 적지 않다. 재탕 위주이거나 저비용 콘텐츠가 전파를 탈 경우 가치 창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는 요원해진다.
방통위와 미래부는 이제부터 3개월간 MMS 실험방송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한류를 이끌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후속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