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목사의 시편] 진정한 친구

입력 2014-01-02 01:32


사람들은 종종 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과연 나를 대신해 생명을 내어 줄 친구가 있는가. 아니 나는 누군가를 위해 내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친구가 있는가. 생명을 주고받을 만큼의 친구는 아닐지라도 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얼마나 복되고 귀한 일인지 모른다.

공자는 ‘사귀면 덕이 되는 친구가 있고 사귀면 해가 되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심지가 곧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박학다식한 사람은 사귀면 좋고, 잔꾀에 밝은 사람, 겉과 속이 다른 사람, 줏대 없이 아첨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귀면 손해가 된다고 했다.

인디언의 속담에는 ‘친구란 내 슬픔을 자신의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라 했다. 또 ‘확실한 벗은 불확실한 처지에 있을 때 알 수 있고, 역경의 때 불행한 때를 만나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 진정한 친구란 나의 모든 약점과 단점을 알고 있음에도 나를 이해하여 주고 나의 약점을 보완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다.

하룻밤 나그네와 같은 인생살이에서 갖고 가지 못할 몇 푼의 금전과 세속의 상품, 잠시 있다가 없어질 안개 같은 권세와 지위, 물거품 같은 명예와 인기, 마른 풀처럼 쉬 쇠잔할 미모를 자랑하며 더없이 소중한 친구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

하찮은 자존심으로 시기하며 질투하고 비웃고 조롱하며 헐뜯고 비난함으로써 소중한 우정을 저버린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새 친구를 사귄다고 오랜 친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 길을 여행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또 어떻게 가는 것이 가장 부담 없이 평안하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돈과 지식, 명예, 정보, 그 어떤 것보다 말이 통하는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라는 선인의 지혜로운 가르침은 친구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쓸쓸하고 외롭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이를 견디지 못해 심한 우울증이나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심지어 생명을 저버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일들은 대개 친구가 없어 발생한다.

왜 친구가 없을까.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득해 내가 먼저 손해 보지 못하고 희생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랑과 이해와 용서하는 것에 멀어져 살고 있으니 진정한 친구와는 거리가 먼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느니라. 내가 너희의 친구라. 나는 너희를 위하여 목숨을 주노라”고 했다. 이미 나를 위해 생명을 주신 친구가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내가 그 친구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슬픔이요 고독이다. 새해에는 나를 위해 먼저 자신을 내어 준 친구를 바로 알고 우리도 그 친구의 좋은 친구로 살자.

수원중앙침례교회